“문재인 또 거짓말 지도자 자격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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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북측 입장을 담은 문건을 공개하자 안철수 국민의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21일 일제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거짓말이 드러났다”며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21일 각 당 대선후보들은 각종 행사에 참석해 자신의 정책을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세미나에 참석했다. [박종근 기자]

21일 각 당 대선후보들은 각종 행사에 참석해 자신의 정책을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세미나에 참석했다. [박종근 기자]

울산을 방문한 안철수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가 지금까지 밝혀진 부분에 대해 직접 상세히 설명을 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압박했다. 그는 “이 문제는 색깔론이 아니라 지도자의 정직성에 대한 부분이며 북한에 대한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앞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회장 이하경 중앙일보 주필) 세미나에서도 “북한 김정은과 대화하는 국면에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이 제출되면 찬성하겠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찬성해야 한다. 인권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예외가 있을 수 없다”고 답했다. 2007년 노무현 정부의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결정을 비판하면서 간접적으로 문 후보와 각을 세운 것이다. 김경진 홍보본부장은 “문 후보는 기권 입장을 통보한 데 대한 북측 반응이라는데 기권에 ‘북남 관계 발전에 위태로운 사태를 초래할 것’이라고 협박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다만 안 후보 측은 문 후보의 ‘거짓말’은 철저히 문제 삼되 이 논쟁이 ‘이념 공방’으로 확대되지 않게 수위 조절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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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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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후보는 후보들 중 가장 강도 높게 문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송 전 장관이 청와대 메모 서류를 제시해 문 후보가 거짓말을 크게 한 게 밝혀졌다”며 “거짓말을 한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도자의 거짓말은 지도자 자격이 없다. 리처드 닉슨이 결국 거짓말에 거짓말을 하다 쫓겨난 게 아니냐”며 “국민은 거짓말을 하는 후보, 북한을 주적이라고 말하지 않는 후보에게 국군통수권을 맡길 수 있을지 상당히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준길 선대위 대변인은 “TV토론에서 거짓말을 한 문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홍준표·유승민 총공세 #안 “색깔론 아닌 정직성 문제” #“문, 기권 입장 통보했다는데 #북 답변 왜 협박인가” 지적도 #홍 “닉슨도 거짓말로 쫓겨나” #유 측 “문, 북핵보다 더 위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서울 여의도에서 자전거 유세단 발족식을 했다. [강정현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서울 여의도에서 자전거 유세단 발족식을 했다. [강정현 기자]

유 후보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는 지난 19일 TV토론회에서 북한에 물어보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송 전 장관이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국정원이 북한에 입장을 물어보고 그 답변을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이 받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이라며 “이 부분은 대선후보의 정직성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상욱 선대위 대변인단장도 “2007년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문 후보는 당시 남북 핫라인을 통해 인권결의안에 대한 북한 의견을 물어봤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정직하지 않은 대통령은 북핵보다 더 위험하다”고 비난했다. 홍·유 후보 측은 이번 파문이 보수진영 결집을 촉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국회에서 친환경 농업정책 협약식을 했다. [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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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하 기자 wormh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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