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동안 강제 야근하라고?'…게임업체 사내 공지 시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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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개발자 커뮤니티]

[사진 개발자 커뮤니티]

판교의 게임 개발업체 위메이드IO의 사내 공지가 누리꾼들로부터 비판을 사고 있다. 회사 측이 8개월 동안 야근에 성과가 좋지 않을 경우 부당한 조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을 공지한 것이다.

19일 개발자 커뮤니티에 게시된 사진에는 위메이드IO의 내부 자료로 추정되는 슬라이드 자료가 포함돼 있다. 내용의 핵심은 '크런치 모드'로 개발 업체에서 종종 등장하는 용어다. 서비스나 게임의 출시 직전, 혹은 출시 이후 업데이트를 앞두고 내부 인력이 일종의 비상근무체제로 상당한 양의 야근을 이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에 따르면 위메이드IO는 '크런치 모드 방식 변경'이라며 4월부터 오는 11월까지 크런치 모드를 이어간다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과 6월이 빠진 기존 크런치 모드에서 해당 월이 더해져 최장 8개월 동안 크런치 모드를 이어가게 되는 꼴이다.

평일 근무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토요일과 공휴일은 정상근무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근무 시간이다. 일요일은 '선택적 출근 및 근무'라고 명시돼 있다는 점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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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사용 여부를 표시한 부분도 내부 인력에 불리하게 명시돼 있다. 자료에는 "휴가 사용은 병가, 경조사 외 최대한 자제"라고 쓰여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수당 반납'이라고 표기된 부분이다. 자료는 "개발 이슈로 연내 출시 불가 시 수당은 반납"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이는 노동법상 불법이다.

안태은 노무법인 정명 노무사는 "수당이라는 것은 임금이다. 근로자나 회사의 성과와 상관이 없다"라며 "회사의 성과와 상관없이 근로했으니 돈을 주는 것인데, 이를 반납하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고 밝혔다.

안 노무사는 "임금을 반납하라는 얘기와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안 노무사는 해당 자료에 대해 "이는 수당을 줬으니 된 것 아닌가 하며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며 "법 내 근로시간이니 문제는 없는데, 기본적으로 근로시간이 너무 길다. 법적으로도 일이 바쁠 때 근로 많이 하고, 없을 때는 줄이는 '탄력근무제'도 최장 3개월이다. 8개월은 너무 긴 시간"이라고 말했다.

현재 위메이드IO는 모바일게임 '이카루스 모바일'을 개발 중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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