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16조원 넘게 늘어났다. 이로써 전체 가계부채 규모는 1360조원 선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 가계대출 속보치 발표 #금융위 "3월 들어 증가속도 둔화"
20일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금융감독원 가계대출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15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은행은 전년 동기(9조9000억원)보다 증가액이 줄어든 6조원에 그쳤다. 제 2금융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8조원)보다 늘어난 9조3000억원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도규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2월까지는 은행권의 리스크관리 강화로 인한 수요 이전 효과로 제2금융권 대출이 빠르게 증가했지만 3월부터는 상호금융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 등의 영향으로 전 업권에서 증가속도가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집계한 이달 1~7일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은행(주택금융공사 양도분 제외)은 가계대출이 5300억원 줄었지만 제2금융권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4월 7일까지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16조1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이 수치는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가계신용 통계와는 차이가 있다. 한은 통계와 달리 신탁·우체국예금·연금기금 등의 대출은 빠져있고 판매신용(카드사용액, 할부금)도 포함되지 않는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 규모는 1344조3000억원이다. 따라서 금감원 속보치를 여기에 더하면 가계신용 전체 규모가 1360조4000억원으로 늘었을 것으로 계산된다. 도규상 국장은 "금감원 속보치의 포괄범위는 한은 가계신용 통계의 87%에 그치기 때문에 잔액이 얼마인지를 예단하긴 어렵다"며 "정확한 수치는 5월 20일 한은이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