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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 기능직 푸대접이 불씨 서울 지하철노조 총파업 예고의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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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전국적으로 운수업계의 노사분규가 극심했던 지난 8월 결성된 서울시 지하철공사 노동조합(위원장 배일도)이 9월부터 2개월 동안 서울시 지하철공사 (사장 김재명)측과 15차례의 협의를 가졌으나 결국 전면 운행중단이라는 총파업 예고에 다다른 것은 다른 정부투자공사에 비해 낮은 수준의 임금, 기능직사원 등을 푸대접하는 직제, 경직된 근무체제 등이 그 불씨.
하루에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은 2백22만명 정도로 서울시내 하루 전체교통인구의 15.5% 수준에 이르러 앞으로 1주일 안에 노사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시민들은 또다시 큰 불편을 겪게 될 전망이다.
◇노조측 주장=역무원등 기능직·고용직 사원들은 주당 평균66시간이라는 고된 업무속에서도 전기통신공사·전력공사·전매공사 등 정부투자공사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것. 그러나 지하철이 막대한 건설부채 등을 안고 있는 점을 감안, 88년1월부터 총 임금 20%인상」을 요구했지만 이는 다른 정부투자공사의 73%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
이들은 또 기능직의 경우 6등급에서 출발, 11년6개월만에 1등급 최고로 올라가도 일반사무직의 4급 수준밖에 안 되는 기능직 푸대접 직급제를 88년 1월부터 개편해달라는 것.
호봉 또한 지하철공사는 20호봉인데 전기통신공사는 30호봉, 전력공사는 35호봉으로 크게 낮아 이의 제한을 철폐해 달라고 요구.
이들은 또 근로기준법상 명시된 법정근무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며, 근무에 들어갈 때 가지고 있던 돈을 모두 별도의 함에 맡겨두어야 하며 (사금함 제도) ,기능직 사원의 19%정도가 호흡기질환 등의 지하생활에 따른 직업병을 호소하고 있다며 근무조건 개선을 주장했다.
◇지하철공사측 주장=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으로 적법절차에 따라 다른 정부투자기관·서울시지방공사· 공무원 임금인상수준에 맞추겠다는 것. 이에 따라 호봉상승분(3.1%)을 합친 총임금 l6%인상을 제시했다.
서울시 지하철이 안고있는 부채는 모두 2조3백98억원으로 국가재정지원·시비지원 속에서도 매년 4천억원씩의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처지로 노조측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입장.
직제개편 문제 또한 공사자체 결정사항이 아니므로 용역을 주어 그 결과에 따라 88년8월부터 반영하겠다는 것.
그러나 경직된 경영체제 등에 따른 비인격적 대우개선, 사금함제도 철폐, 청원휴가 일수연장 등은 노조측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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