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남녀' PD 자살에 CJ 공식입장 "조사 한다면 받을 것...책임지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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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종영한 tvN 드라마 '혼술남녀' [사진 일간스포츠]

지난해 종영한 tvN 드라마 '혼술남녀' [사진 일간스포츠]

청년단체 '청년유니온'의 기자회견과 친동생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고(故) 이한빛 PD의 죽음이 18일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CJ 측이 이날 오후 늦게 공식입장을 내고 "유가족의 아픔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CJ 측은 "사망에 대한 경찰 조사 이후 유가족과 원인 규명 절차와 방식에 대해 협의해왔지만, 오늘 같은 상황이 생겨 매우 안타깝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 CJ는 공식입장에서 "경찰과 공적인 관련 기관 등이 조사에 나선다면,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며 "조사 결과를 수용하고, 지적된 문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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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인 이한빛 PD는 지난해 초 CJ E&M에 신입 PD로 입사했다. 같은 해 tvN의 드라마 '혼술남녀' 팀에 배치돼 드라마 제작에 참여했다. 그러나 드라마가 종영한 바로 다음 날인 2016년 10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청년유니온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한빛 PD의 죽음에 대해 "'혼술남녀'가 신입 조연출 PD를 죽였다"고 밝혔다. 회사 측의 군대식 제작문화와 폭언, 괴롭힘, 열악한 노동환경 등이 이한빛 PD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이 PD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씨는 생전 청년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또래를 위로해주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 CJ에 입사했다"라며 "'혼술남녀'가 그런 드라마인 줄 알았지만, 제작 환경은 권위적이고 폭력적이었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대책위는 "고인이 고통스러운 현장을 견디기 어려워했는데도 회사는 고인의 죽음이 개인의 나약함 때문이라며 그의 명예까지 훼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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