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심공세로 「선거경기」 흥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1노3김의 대권경쟁이 날로 치열함을 더해가면서 각종 선심공세가 난무, 선거를 앞둔 내수시장을 흥청거리게 하고 있다. 한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와 내년 초에 있을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한참 무르익고 있는 선거특수의 현장을 살펴본다.

<인쇄·제지>
=원래 연말연시가 성수기인 인쇄업계는 요즘 선거특수가 겹쳐 예년의 경우보다 작업량이 평균 3배는 늘었다고 말한다.
각 정당의 정책홍보용 책자와 정치집회용 전단이 주를 이루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달력·명함·스티커등의 주문도 밀리고 있다.
선거관련홍보물은 1회 주문량이 워낙 많기 때문에 여러 인쇄업체가 같은 작업량을 나누어 맡게 되는 형편.
인쇄업계가 바쁘게 돌아가는 것만큼 제지업계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인쇄업체가 밀집돼 있는 서울을지로지역의 대리점들은 공급할 물량이 부족하기 일쑤라는 것.

<기념품>
=대통령선거를 두달 남짓 남겨놓았던 지난 추석때 이미 한몫했던 선거용 기념품의 주종은 수건·비누·라이터·설탕·조미료등 선물세트.
당시 민정당에서는 당원용으로 7천∼8천원대의 선물 1백50만세트를 모백화점에 일괄주문, 10억여원어치를 사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밖의 백화점들도 작년추석때에 비해 선물세트부문에서만 50∼70%의 매출신장을 기록했다.
관련업체들은 각종 선거를 앞두고 선물용으로 적당한 비누·수건·설탕·조미료·쟁반·유리컵·포크등이 많이 나갈 것으로 보고 예년보다 생산물량을 30∼40%씩 늘려잡고 있다.
생활용품을 제외한 것중 가장 많이 돌려지고 있는 기념품은 1회용 라이터.
메이커인 P사의 경우 월1백50만∼1백70만개이던 1회용 라이터의 생산량이 최근 한두달사이에 1백70만∼2백만개로 늘어났다.
늘어난 만큼의 라이터는 각 정당에서 대통령후보 및 지역구용으로 쓰이고 있는데 각종 선전문구를 새겨주고 있다. 단체주문은 대개 한차례에 5천개정도.
B사의 경우는 민정당에서 20만개를 가져갔고 두김씨도 2만여개씩을 일괄 제작해갔다.

<정치광고>
=광고업계는 이번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우리나라에도 정치광고가 본격화되는 것으로 보고 12월의 대통령선거, 내년의 국회의원선거로 형성되는 3백억∼5백억원 규모의 정치광고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당초 기대했던 TV정치광고는 이번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후보자와 소속정당의 이미지관리, 광고물기획 및 제작, 단계별 광고스케줄 기획 및 관리등 광고전문업체의 도움을 받아야할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이 광고업계의 설명.

<관광·요식>
=선거를 앞둔 선심공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선거관광과 음식물대접.
또 선거유세가 전국각지에서 계속되면서 참가자수 부풀리기와 박수부대동원을 위한 전세버스 수요도 부쩍 늘고있다.
대전D관광의 한 관계자는 『지난번 민주당 김영우총재의 대전집회때 외지에서 온 버스만도 4백여대였다더라』면서 이런 것이 관광업계의 선거경기가 아니겠느냐』고 흥분.
서울 T관광측은 『선심관광의 경우 동문회·종친회·노인회·마을단위 친목회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단풍철이 끝나가는 요즈음부터가 본격걱인 선거관광철이라고 설명. 서울D관광의 한 관계자는 『단풍철이 끝나면서 예년 같으면 평일의 관광버스 가동률이 30∼50%로 떨어지지만 요즈음에는 평일에도 70∼80%에 이르고 있다』고 선거특수를 소개.
선거를 앞두고 호텔이나 대형음식점등에서의 각종 모임이 크게 늘면서 요식업계도 큰 재미를 보고 있고 심지어 1회용 도시락업체들까지도 선거경기를 타고 있다.

<우편물>
=선거관련 우편물은 지난 9월부터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중소도시보다 서울·부산·대구·광주등 대도시지역의 우편물이 격증.
서울중앙우체국의 경우 평상시 하루평균 50여만통의 우편물을 접수했는데 최근에는 하루 75만통에 달해 50%나 증가했으며 대구우체국은 지난 한달동안 2백70만통의 우편물을 취급, 전달보다 40만통이상 늘어났다고.

<기타>
=중고자동차매매시장에서 거래가 뜸했던 디젤지프도 선거를 앞두고 경기가 차츰 되살아나고 있다. 가격도 다소 올라 이달들어 5∼6인승의 경우 85년식 기준으로4백50만∼6백50만원 선을 호가. 업계에서는 앞으로 다가올 선거들에 대비, 기동력을 갖추려는 정치권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풀이.
또 각종 홍보용 책자·유인물 등을 다투어 찍어냄에 따라 인쇄소와 잉크제조업체의 생산량도 덩달아 활기. 특히 옵셋잉크의 경우 작년생산량이 5천1백39t에 지나지 않았으나 올해는 생산업체마다 30%정도씩 증가추세를 보이고있다. <경제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