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야망』 최재은역 이휘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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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MBC-TV의 인기 드라머『사랑과 야망』이 새로운 느낌을 주고있다.
마치 그 끝을 향해 마지막으로 타들어 가는 불꽃처럼.
『저의 등장에 모두들 당혹스러운 표정이예요. 저자신도 이 드라머에 출연할줄 몰랐지만 말이예요.』『사랑과 야망』의 주인공 태준의 새 여자로 나타난 최재은 역을 맡은 이휘향(27) 씨.
가로등 불빛아래 어디선가 스쳐지나간 여자처럼 기억의 한켠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여자 같다고나 할까. 어떤 이는 그녀를 가리켜「멘델스존」의 음악 같다고도 한다.
『저에게서 도시적인 분위기가 지나치게 강한 것은 아닐까요. 도시라는 미로속에서 우울한 방황을 계속하는 배역을 주로 맡아온 것을 보면요.』 자신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도시의 여자라는 이미지를 그때그때 조금씩 변화시키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얼굴이다.
『흔히들 저보고 운이 좋다고 해요. 막연한 분위기를 통해 인상깊은 인물을 만들어내는 역만 맡고 또 대부분 실패하지 않으니까요.』 드라머에서 그녀는 이번 주 태준에게 구혼을 받고 이를 승낙한다. 또 하나의 주인공 미자는 삶의 한쪽 줄을 놓아버린 허망감 속에서 술로 나날을 보낸다.
『미자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시 태준과 합쳐야하지 않을까요 저도 여자라서 그런가봐요.』 자신이 맡은 역은 드라머에서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TV는 81년부터. 같이 출연하고 있는 김청과 미스MBC에 뽑힌 것이 계기가 됐다. 그러다가 82년 결혼 ,한동안 연기와 거리가 먼 일상속에 자신을 숨겨온 그녀. 현재5살짜리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박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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