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알바부대, 2008~2009년 여론조작" 폭로 나와

중앙일보

입력

국가정보원의 여론조작 조직에서 활동했다고 주장하는 A씨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정원에 소위 '알바부대'로 불리는 '알파팀'이 존재했다고 폭로해 논란이 예상된다.

A씨는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작성한 게시글의 숫자에 따라 한 달에 50만~60만원 정도를 받았다"며 온라인에서 정부를 옹호하는 게시글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알파팀의 활동 내역이 담긴 이메일과 입금 내역이 담긴 통장 원본,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여론조작용 참고자료 등을 공개했다.

[사진 국가정보원 홈페이지]

[사진 국가정보원 홈페이지]

A씨에 따르면, 알파팀은 2008년 12월 결성됐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가 마무리된 시점이다. A씨는 용산참사 등 주요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일들에 있어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글과 민주노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노조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글을 인터넷 상에 올렸다고 주장했다.

또, A씨는 국정원이 온라인 활동뿐 아니라 용산참사 규탄 집회 현장에서 동영상 채증 등을 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채증에 앞서 집회 현장인 광화문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국정원 직원 5명과 알파팀 5명이 함께 점심을 먹었고, 그 자리에서 국정원 측이 모토롤라의 휴대전화 '스타택'의 외관을 본뜬 동영상 촬영 장비를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채증 작업에 대한 수고비로 10만~20만원 가량을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민간인에게 금전적인 대가를 지급하면서 여론조작과 집회에서의 채증을 지시하는 것을 국정원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A씨는 당시 알파팀을 이끌었던 인물이 김성욱 현 한국자유연합 대표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한겨레21' 측에 "청년들과 함께 국정원 직원을 만나고 일부 후원을 받았다"면서도 "국정원으로부터 지침을 받고 공작을 벌인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알파팀의 존재를 뒤늦게 밝히는 이유에 대해 "나는 여전히 보수주의자"라면서도 "지금 보수는 자신이 추구하는 일을 위해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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