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제 스틸러스의 전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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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가 스틸러스의 전설로 자리 잡았다(Ward takes place among Steelers' legends)'.

미국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일간지 USA 투데이는 9일(한국시간) 수퍼보울 MVP 하인스 워드(30)가 소속팀 피츠버그 스틸러스 역사에 길이 남을 전설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는 워드가 이번 수퍼보울 MVP뿐 아니라 팀을 상징하는 선수, 나아가 프로풋볼 명예의 전당에 가입할 만한 수퍼스타로 공인받았음을 의미한다.

스틸러스는 1970년대 미프로풋볼리그(NFL) 최강의 팀이었다. 74년 수퍼보울 첫 우승을 시작으로 75년 2연패에 성공했고, 2년이 지난 뒤 78, 79년에 또다시 수퍼보울을 2연패했다. 당시 스틸러스는 명 쿼터백 테리 브래드셔를 필두로 러닝백 프랭코 해리스, 미들라인배커 잭 램버트 등 쟁쟁한 멤버들이 포진해 있었다. 그리고 브래드셔의 그림 같은 패스를 받아낸 두 명의 와이드리시버가 있었다. 바로 백조(swan)처럼 우아한 몸놀림을 자랑했던 린 스완과 큰 키를 앞세워 수비수들을 따돌렸던 존 스탈워스다. 그 둘이 있었기에 브래드셔의 패스가 빛났고, 스틸러스 왕조(王朝)가 가능했다. 이들은 이제까지 스틸러스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리시버 듀오였다.

그러나 이제는 듀오가 아니라 삼총사가 됐다. 26년 만에 스틸러스에 수퍼보울 우승을 안겨준 워드가 어깨를 나란히 했기 때문이다. 워드는 통산 574개의 패스를 받아내 스탈워스(537회.사진), 스완(336회)의 기록을 이미 넘어섰다. 인상적인 활약에서도 75년 수퍼보울 MVP를 차지한 스완과 동급이다. 2002년 스탈워스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점을 감안하면 기록과 인상적 활약에서 이들 듀오에 뒤지지 않는 워드가 은퇴 뒤 그 영광의 자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이유가 없다.

한편 9일 미국 UPI통신에 따르면 이번 수퍼보울의 MVP 팬 투표에는 모두 65만7217명이 참가, 사상 최다였던 지난해보다 40%나 많은 참가자 수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의 관심이 쏟아진 가운데 워드는 미디어 투표와 팬 투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해 의심할 여지 없는 MVP가 됐다. 이번 수퍼보울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제롬 베티스와 워드에게 쐐기 터치다운 패스를 던진 앤트완 랜들 엘이 워드의 뒤를 이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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