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비서 피납됐던 정상기씨에 듣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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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꼭 1년만에 악몽이 되풀이 됐군요 .그러나 최씨 등도 무사히 풀려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난해 10월22일밤 필리핀 라오악 도로공사 현장사무실에서 NPA게릴라들에게 동료직원 박종수씨(45·한일개발 자재과장)와 함께 강제납치 됐다가 7일만에 풀려났던 정상기씨 (32·한만개발 해외업무계강)는 또 다시 필리핀의 같은 지역에서 동료직원이 납치됐다는 소식을 듣고 괴로운 1년전의 피랍상황과 생활 등을 얘기했다.
-지금 심정은.
▲당시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착잡하다 .특히 가족들이 겪을 고통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빠른 시일내에 석방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당시의 상황과 비교해 보면.
▲내가 납치될 때는 납치범들이 눈에 띄는 것을 피하려는 듯 밤10시쯤 현장사무소 숙소에 침입했었다. 이번 납치사건은 10여명이 작업하는 중대담하게 저질러졌으며 차량 5대까지 갖고 간 점등이 그때와는 다르다.
-최씨 등이 무사히 풀려날 것으로 보는가.
▲지금까지 필리핀에서 납치됐던 외국인들은 모두 무사히 석방된 전례로 보아 최씨 등의 신변에도 위험은 없으리라고 본다. 가족들에게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라고 당부하고싶다.
-납치에 대한 대비책은 없나.
▲워낙 외지고, 숲이 우거진 곳이라 치안이 미치지 않는 곳이다. 작업중에도 종종 산사람 (게릴라)들의 가족으로 보이는 현지인들을 만나기도 한다. 필리핀 당국의 보호나 자체경비가 없어 납치가능성에 항상 노출된 상태다.
-납치이유를 게릴라들로부터 설명들은 일이 있는가. 또 석방과정은.
▲함께 생활한 게릴라들이 납치이유에 대해 전혀 말을 하지 않아 답답했다. 석방 1주일전쯤 NPA의 상급기관격인 NDF대변인 「오캄포」의 부인이 찾아와 『곧 석방될 것』 이라고 말해 석방되는 줄로 알았으며 그밖에 석방의 댓가 등에 대해서는 전혀 들은 일이 없었다.
-석방후 생활은.
▲피랍전과 마찬가지로 해외업무계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지난5월 결혼해 서울 신촌동 미성아파트에 살고 있다.<김석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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