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건강한 가족] 연골·관절 손상 발목질환, 환자 상태 맞춤수술로 거뜬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3면

연세건우병원 족부 전문 의료진
발목 연골과 관절은 발을 움직이게 하는 핵심 조직이다. 연골이 망가지고 관절이 닳으면 붓거나 통증이 심해져 꼼짝없이 발이 묶이게 된다. 발목은 쉬지 않고 움직여야 하는 탓에 한번 손상되면 빨리 악화한다. 손상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정상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다. 연세건우병원은 족부 전문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고려해 맞춤치료를 시행한다. 풍부한 임상 경험과 연구 성과가 고스란히 치료 결과로 이어진다.

연세건우병원 최우진(왼쪽)·박의현 원장이 손상되면 악화 속도가 빠른 발목질환의 치료법을 논의하고 있다. 프리랜서 송경빈

연세건우병원 최우진(왼쪽)·박의현 원장이 손상되면 악화 속도가 빠른 발목질환의 치료법을 논의하고 있다. 프리랜서 송경빈

스포츠 활동이 늘면서 발목을 다쳐 병원을 찾는 젊은층이 많다. 운동하다 순간적으로 관절이 어긋나 발목이 삐는 발목 염좌가 반복되면 연골 손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발목 연골 손상은 연골이 부분적으로 떨어져 나간 상태를 말한다. 움직일 때 체중이 실리면 통증을 유발한다. 발을 사용할 때마다 아프고 시큰거린다.

초기에는 발을 쉬게 해주거나 소염제·주사 치료 같은 보존요법으로 치료한다. 보존요법만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때는 ‘미세천공술’을 고려할 수 있다. 내시경을 이용해 떨어져 나간 연골을 제거한 후 특수기구로 발목뼈에 미세한 구멍을 내는 치료법이다. 발목뼈 안쪽에는 골수가 있고 골수 속에는 줄기세포가 들어 있다. 뼈에 구멍을 내면 그 사이로 줄기세포가 서서히 차오른다. 줄기세포는 주변 조직과 융합해 기존에 연골이 하던 역할을 대신한다. 연세건우병원 최우진 원장은 “연골은 혈관이 없는 조직이라 한번 손상되면 스스로 재생하기 어렵다”며 “비어 있는 연골 자리에 줄기세포가 채워지면 염증과 통증 발생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절개하지 않고 출혈 적은 미세천공술

미세천공술은 내시경을 이용하기 때문에 피부를 절개할 필요가 없다. 수술 시간이 짧고 출혈이 적어 수술에 대한 부담감을 덜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미세천공술로 치료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손상된 연골 면적이 1.5㎠ 이상일 때 ▶치료를 받았으나 재발했을 때 ▶연골이 손상된 위치가 발목 관절의 가운데가 아닌 가장자리일 때 ▶연골 밑에 낭종(물혹)이 있을 때 ▶크고 작은 발목 염좌가 반복돼 인대 상태가 나쁠 때는 치료 전략이 달라진다.

이런 환자는 ‘무릎연골이식술’과 ‘자가 줄기세포이식술’을 고려할 수 있다. 무릎연골이식술은 무릎에서 건강한 연골을 빼내 손상된 발목 연골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오랫동안 활용되고 있는 치료법이지만 시간이 지나 무릎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고 발목 연골을 절개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이런 단점을 보완한 것이 자가 줄기세포이식술이다. 우선 환자의 골반에서 특수 주사기로 골수를 뽑아 줄기세포만 따로 추출한다. 그 다음 내시경을 이용해 손상된 발목 연골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농축시킨 줄기세포를 넣어주는 치료다. 최우진 원장은 “임상 경험을 토대로 미세천공술로 치료 효과가 없는 환자 유형과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환자에게 선별적으로 고농축 줄기세포를 주입해 주면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목 최대한 보존하는 SMO 수술

관절염은 노인에게만 생긴다는 건 큰 오해다. 무릎에 생기는 관절염은 퇴행성이 주원인이지만 발목은 아니다. 젊은 사람도 외상이 반복되면 발목에 관절염이 생기기 쉽다. 발목 연골 손상을 방치해도 관절염이 올 수 있다. 발목 관절염이 있을 때는 조금만 무리해도 발이 잘 붓는다. 악화하면 발목이 항상 부어 있는 상태가 된다. 이때 선 채로 X선을 촬영해 보면 관절 간격이 좁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발목 관절염을 치료할 때는 발목 부위를 고정하는 고정술이나 아예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을 많이 했다. 연세건우병원 박의현 원장은 “발목 관절염 환자 중에는 40~60대가 많다”며 “발목을 계속 써야 할 이들에게는 후유증이 적고 환자의 발목을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법이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기존 치료법의 대안으로 ‘과상부경골절골술(SMO 수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발목 관절염이 악화할수록 발목 관절은 정상 위치에서 점점 벗어난다.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SMO 수술은 틀어진 뼈를 원래대로 되돌려 놓는 게 핵심이다. 우선 내시경을 이용해 손상된 발목의 연골이나 물렁뼈를 치료한다. 그런 다음 통증의 원인이 되는 뼈의 각도와 위치를 교정해 발목뼈가 정상 위치로 되돌아가도록 유도한다.

고난도 수술이지만 환자의 발목을 최대한 보존하기 때문에 회복이 잘 된다. 치료 효과는 박 원장이 발표한 논문에서도 입증됐다. 발목 관절염 환자 29명이 느낀 통증의 정도(10점 만점)가 수술 전 7.1점에서 수술 후 1.3점으로 크게 줄었다(미국스포츠의학저널, 2014). 발목 관절 및 뒤꿈치 기능 평가 점수(100점 만점) 역시 수술 전 평균 60점에서 수술 후 83점으로 향상됐다. 박 원장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때 빨리 변형된 뼈를 교정해 주면 연골과 발목의 기능이 정상에 가깝게 회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