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웃음이 너무 잦아 … 안철수, 면접생처럼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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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너무 웃었다. 카리스마와 진지함이 부족해 보인다.”

첫 대선 TV 토론 본 전문가 평가 #문, 넉넉한 양복으로 소탈한 인상 #안, 좁은 넥타이로 개성있게 보여 #홍준표, 저돌적인 화법 두드러져 #유승민, 가장 자연스러운 토론 자세 #심상정, 논리적이지만 말 빠른 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표정도, 손짓도 적다. 긴장한 듯 보여 불안감을 준다.”

13일 대선후보의 첫 TV 토론회를 지켜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의 평가다. TV 토론회에서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눈빛과 말투, 손짓과 표정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움말=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 소장·김미경 아트스피치 원장·조에스더 엘컴퍼니 대표·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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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김미경 아트스피치 원장은 “문 후보는 5년 전 대선 TV 토론회 때보다 여유가 있고 웃음도 많아져 부드럽고 친근한 느낌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여유가 지나쳐 웃지 않아야 할 대목인데 웃는다는 느낌을 준 장면이 여러 번 있었다”며 “너무 잦은 웃음으로 진지함과 카리스마가 부족하게 비쳤다”고 했다. 웅얼거리는 듯한 발음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됐다. 시선과 손 처리가 어색하다는 평가도 많았다. 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 소장은 “‘아닙니까’ ‘않습니까’같이 질문형으로 말을 마치는 습관이 있는데, 확신이 없게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 소장은 “다른 후보가 말을 할 때 입을 벌리고 있는 때가 많았는데 꽉 다물어야 카리스마 있게 보인다”며 “파란색 셔츠로 ‘블루칼라(현장 노동자)’ 이미지, 넉넉한 양복으로 소탈·소박한 인상을 줬지만 격식과 품위는 덜했다”고 짚었다.

도움말=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 소장·김미경 아트스피치 원장·조에스더 엘컴퍼니 대표·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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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조에스더 엘컴퍼니 대표는 “안 후보의 톤은 말하듯 자연스럽지 않고 웅변하듯 딱딱했다”며 “얼굴 표정이나 손동작, 몸의 자세 변화가 가장 적은 후보였는데 긴장한 듯 비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곤 “가끔 부정적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표정으로 드러내기도 했는데 자칫 감정적 후보란 이미지를 유권자에게 줄 수 있다”고 했다.

허은아 소장은 “‘봅니다’ ‘겁니다’ ‘합니다’ 등의 말을 자주 써 자신의 견해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면서도 “소극적인 손동작과 긴장한 표정 때문에 면접생 같은 이미지를 줬다”고 지적했다. 김미경 원장 역시 “대통령 후보인데 상사 앞에서 긴장해 발표하는 부하 같은 이미지는 안 된다”고 했다. 패션에 대해선 “깔끔하고 정갈한 정치 새내기 이미지”(허은아 소장), “폭이 좁은 넥타이로 젊고 개성적인 이미지를 연출했다”(강진주 소장)는 평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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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조에스더 대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저돌적인 화법이 두드러졌다. 그런데 ‘에’라며 말머리를 끌고 시작하는 버릇은 나이가 너무 들어 보이게 하고, 기득권의 이미지도 준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상체를 뒤로 젖히는 자세도 같은 이유로 고치는 게 낫다고 봤다.

허은아 소장은 “단답형으로 질문하고 자신이 끌고 가고 싶은 프레임으로 유도해 가면서 정통 보수의 이미지를 연출했다”며 “손가락질을 자주 했는데, TV 토론은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자제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붉은색 넥타이의 톤이 너무 밝아 좀 더 어두운 게 낫겠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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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5명 가운데 가장 후한 평가를 받았다. 다른 후보의 말을 들을 때 상체를 앞으로 숙이는 자세가 경청한다는 이미지를 줬다고 한다. “상반신을 가장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쓴 후보”(조에스더 대표)란 평도 나왔다. 허은아 소장은 “정책을 설명할 때 재킷을 벗어 ‘젊은 보수’의 이미지를 연출한 것이 좋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진주 소장은 “억양에 큰 변화가 없어 강조하는 부분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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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강진주 소장은 “눈을 감고 귀로만 들었을 땐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목소리와 억양, 강약 조절도 좋았다. 그런데 눈으로 봤을 땐 눈이나 입술 모양 등 표정과 손짓이 너무 없어 화법의 강점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장 사례와 숫자를 다양하게 들며 논리적으로 설명했지만 말이 빠른 편”(허은아 소장), “날카로움이 두드러졌는데 부드러움과 여유를 더 갖춰야 할 것”(조에스더 대표)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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