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손'으로 렌즈 꼈다가 시력 잃은 여성

중앙일보

입력

손을 씻은 뒤 말리지 않고 렌즈를 착용했다가 시력을 잃은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영국 BBC 뉴스는 여성 이레니 에케퀴스(Irenie Ekkeshis)가 손을 씻은 뒤 말리지 않고 렌즈를 착용했다가 '아칸타모에바(가시아메바) 각막염'에 감염돼 시력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레니는 2011년부터 오른쪽 눈에 이상 증상을 겪었다. 눈물이 계속 흘렀고 오후에는 눈이 시려 앞을 보지 못했다. 결국 병원을 찾은 이레니는 '아칸타모에바 각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영국에서 한 해 125명이 걸릴 정도로 희귀 질환인 아칸타모에바 각막염은 실명으로 이어질 만큼 치명적인 질환이다.

이레니 에케퀴스

이레니 에케퀴스

이레니는 "난 렌즈를 끼고 샤워를 하거나 수영장에 가지 않았다. 손을 씻은 뒤 말리지 않고 렌즈를 만졌는데 이것이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레니는 병원에서 약물치료를 받았지만 쉽게 호전되지 않았고,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결국 그녀는 여행사 이사직을 그만둬야 했다.

이후 2013년 각막 이식 수술을 받았지만 10일 뒤 시력이 다시 흐려졌다. 세균이 이식받은 각막에까지 번진 것이다. 2014년 두 번째 각막 이식 수술을 받았지만 가시아메바 세균이 전이돼 시력을 잃었다.

시력을 잃은 그는 영국 콘택트 렌즈 협회에 유통되는 렌즈 포장에 '물이 닿으면 안된다'는 경고문을 삽입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나 같은 피해자가 더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샤워나 수영, 세탁시 렌즈에 물이 닿지 않도록 해라. 가시아메바 감염은 드물지만 만약 감염된다면 결과는 파괴적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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