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IS에 '폭탄의 어머니' 투하...트럼프의 대북 메시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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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AB 투하 테스트. [사진 위키미디어]

MOAB 투하 테스트. [사진 위키미디어]

폭탄을 실어나른 수송기 MC-130. [사진 위키미디어] 

폭탄을 실어나른 수송기 MC-130. [사진 위키미디어]

'폭탄의 어머니(MOAB)'라 불리는 GBU-43. [사진 위키미디어] 

'폭탄의 어머니(MOAB)'라 불리는 GBU-43. [사진 위키미디어]

미군이 사용한 비핵 폭탄 중 가장 위력적 #백악관 "IS 소탕작전의 일환"이라고 밝혀 #트럼프 "북한은 문제고, 그 문제는 풀릴 것" #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국가(IS)' 근거지에 GBU-43을 13일 오후 7시경(아프가니스탄 현지시간)에 투하했다고 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핵무기가 아닌 폭탄으로 지금까지 사용된 것 중에선 가장 위력이 강해 '폭탄의 어머니(MOAB, mother of all bombs)'라 불리는 무기다. 실전에 사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폭격은 MC-130 수송기를 통해 이뤄졌다. 낙하산을 사용해 수송기 후면 램프에서 떨어지도록 배치됐다. 폭격 지역은 아프가니스탄 동부 낭가르하르 주 아친지구의 한 동굴·터널 복합 지대다. IS 전투부대원의 근거지라고 추정되는 곳이다. 불과 며칠 전에 해당 지역에서 미 특부부대원 한명이 미·아프간 연합 작전 중에 사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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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텀프 미 국방부 대변인에 따르면 GBU-43은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 중 핵폭탄을 제외하고는 두번째로 크다. 무게만 10톤에 달한다. 정밀히 설계된 '스마트 폭탄'이라 다른 일반 대형 폭탄이나 대포에는 끄떡 없던 은신처나 지하 터널 등에 최대치의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존 니콜슨 아프간 주둔군 사령관은 "IS의 전투력 손실이 늘어나면서 벙커나 동굴 등을 활용해 방어력을 높이고 있었다"며 "이번 폭격은 그와 같은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적절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미군의 이번 GBU-43 투하가 낭가르하르 현지에서 IS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는 미군과 아프가니스탄 정규군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폭탄 투하 전 인근 지역 주민들의 부상과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모든 예방 조처를 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3일 "우리 군대가 자랑스럽다. 이번 폭격은 또 다른 성공 사례였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나는 군에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고 밝혀 '폭탄의 어머니'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데 직접 개입하지는 않았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WSJ은 대통령이 승인한 시리아 공습에 이어 일주일만에 폭탄이 사용됐고, 핵추진잠수함을 북한 해역으로 향하게 하는 등 트럼프 정부의 대외 정책 선상에서 폭탄 투하가 이뤄졌음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GBU-43을 투하한 게 북한에 보내는 경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북한에 대한 메시지가 될 지 모르겠지만, 메시지가 되든 안 되든 아무런 차이가 없다. 북한은 문제고, 그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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