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볼 속공만이 살길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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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아직도 때는 늦지 않다. 한국 남자배구가 연패의 쇼크를 딛고 일어선다면 그래도 한가닥 희망은 있다. 중요한 것은 이번 국제대회에서 노출된 약점을 보완하여 다시 시작하는 비장한 결의다.
지난달 쿠웨이트의 제4회 아시아선수권대회 3위,11일 막을 내린 제3회 FIVB서울국제대회 6위의 전적은 한국남자배구의 한계를 드러낸 결과인지도 모른다.
이번 FIVB대회에서 한국은 4일간의 짧은 팀웍 훈련, 그리고 양진웅. 이종경 최천식 이채언 등 장신공격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전력의 공백이 있었다. 한국으로서는 이 대회에서 전력평가를 받기보다는 세계강호들의 전력을 탐색하는데 주목적이 있었다.
한국남자배구는 최근의 각종국제대회에서 장신에 대한 불로킹열세 서브리시브불안, 세터부재의 약점을 드러냈다.
양인택 한국팀 감독은 『단신의 한국으로서 속공과 시간차공격이 제대로 되지 못했고 김호철이 빠진 뒤의 세터빈곤이 문제점』 이라고 지적했다.
이규소 강화이사는 『체력을 바탕으로 빠르고 변화 있는 서브개발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오관영 KBS해설위원도『고공공격보다는 빠르고 짧은 볼을 이용한 속공만이 한국배구의 살 길』임을 강조한다.
배구협회의 행정무력, 엉성한 대표선수관리와 훈련, 그리고 잦은 감독교체의 와중에서 대표팀의 전력강화에 총력을 기울일수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서울올림픽까지 앞으로 10개월은 결코 충분한 기간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배구의 기술수준이 결코 뒤지지 않은 만큼 현재의 재목을 최대한 살려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짜낸다면 세계상위권 도전이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조인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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