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도 ‘카카오 페이’처럼 그룹송금 기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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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페이스북이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채팅방에 있는 사용자에게 그룹 또는 개별적으로 돈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한국 카카오 페이와 비슷하다.

5일 이내에 해당자 계좌로 입금 #식당 더치페이, 회비 걷을 때 유용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11일(현지시각)부터 ‘그룹 송금’ 기능을 개시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개인용 PC 사용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방식은 단순하다. 금액을 입력하고 달러 기호의 아이콘을 클릭하면 그룹 전체나 개별 채팅방 참여자에게 돈을 보낼 수 있다. 돈을 부치면 5일 이내에 은행 계좌로 입금된다. 채팅창을 통해 누가 이체했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수수료는 없다. 식당에서 더치페이하거나 회비를 걷을 때, 단체 선물 등을 보낼 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간편결제 시장은 현재 삼성전자·알리바바·이베이·애플·구글 같은 글로벌 IT 기업이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고 있다. 간편결제 시장은 2015년 4500억 달러(약 514조원)에서 2019년 1조800억 달러(약 1234조원)로 불어날 전망이다.

페이스북이 새로 시작한 '그룹 송금' 서비스 [사진 페이스북]

페이스북이 새로 시작한 '그룹 송금' 서비스 [사진 페이스북]

간편결제 망을 갖추면 오픈마켓에 뛰어들기 쉽고, 빅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소비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포브스는 “10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 메신저가 간편결제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글로벌 간편결제 시장에서 1위는 4억5000만명의 사용자를 가진 알리바바(알리페이), 2위는 1억9700만명의 이베이(페이팔)다.

페이스북은 일단 “그룹 송금 기능은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것일 뿐, 지불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긋는다. 실제 페이스북은 예전부터 간편결제 서비스를 일부 제공해왔다. 2007년 게임 플레이어와 광고주를 위한 간편결제 시스템을 도입했고, 2015년에는 개인 간(peer to peer) 결제 서비스를 개시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매일 100만 건 이상의 간편결제가 일어난다. 페이스북은 이 정보를 암호화해 관리하고 있다. 이미 실력 있는 간편결제 사업자인 셈이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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