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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트럼프, 모든 대북 옵션 준비 지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과 역내 동맹국ㆍ우호국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모든 선택(a full range of options)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위협을 없애기 위해 독자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던 만큼 ‘모든 선택’에는 미국이 독자적으로 하는 북핵 제거 방안까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날 폭스 뉴스에 출연해 “북한은 도발 행위를 계속하고 있고 이제는 핵 능력을 갖춘 불량 정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정상회담에서) 북핵은 용납할 수 없으며 한반도의 비핵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칼빈슨 항모전단을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이동시키는 데 대해서도 “신중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CNN 등은 칼빈슨 항모전단이 갑자기 계획을 바꿔 한반도로 북상하는 것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항모전단의 항로를 갑자기 바꾸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은 “항모 운용의 기본 계획은 적어도 1년 전에는 잡혀 있다”며 “항모에 새롭게 임무를 부여할 땐 군사적 메시지를 내야 하거나 군사 작전에 돌입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군이 작전에 투입되는 항모전단의 목표 지역을 미리 공개하는 것 역시 흔치 않다. 앞서 미 태평양사령부는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의 지시로 칼빈슨 항모전단을 서태평양으로 북상시킨다고 발표했다. 해군 전문지인 네이비타임스는 9일 “미국이 칼빈슨 항모전단을 급파하며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며 “항공모함의 이동을 사전에 공개하는 것은 드문 일로 이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려 할 때 이뤄진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 수주간 접한 몇몇 당국자들에 따르면 펜타곤과 태평양사령부는 하나의 옵션으로 북한에 대한 군사 공격 계획을 다듬어 왔으며 미국 정부가 이를 추진할 경우에 대비한 것”이라고 전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9일 ABC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은 우리의 목표가 한반도 비핵화임을 분명히 해 왔다”며 “북한의 정권 교체는 우리 목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이유는 전혀 신빙성이 없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핵 개발이 자위적 조치’라는 북한의 논리가 근거가 없다는 취지다.

 틸러슨 장관은 이어 “우리가 북한과 대화를 하는 방안을 생각하기에 앞서 북한이 모든 (핵ㆍ미사일) 시험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혀 왔다”고 강조해 북한이 먼저 행동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는 대북 원칙을 재확인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CBS 방송에선 미ㆍ중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중국조차도 북핵은 중국 이익에 위협이라고 여기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 주석은 (북핵) 상황이 악화돼 행동을 취해야만 하는 수준의 위협에 도달했다는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중국 측도 지금은 평양과 대화에 나설 상황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한다”고도 전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관측 속에 일부 미국 의원들은 우려를 제기했다.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민주당)은 9일 CNN에 출연해 “미국이 김정은 제거나 핵무기의 한국 재배치 계획을 만들고 있다는데 이는 긴장을 증폭시켜 한반도에 우발적인 핵전쟁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테드 리우 하원의원(민주당)도 트위터에 “시리아와 달리 핵이 있는 북한은 한국에 포탄을 쏟아부을 수 있다. 당신(트럼프 대통령)이 일을 망치면 한반도의 수백만명이 죽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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