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치밀유방 만든다” 유방암 걸릴 위험 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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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많은 지역에 산 여성들은 유방암에 걸리기 쉽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 국제학술지 ‘유방암 연구’ 최신호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대학 의과대학 역학과 루신 야히얀 박사팀은 미국인 여성 27만9967명(평균나이 57세)을 대상으로 치밀유방과 대기오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논문에서 이같은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노출된 미세먼지(PM2.5) 농도가 10㎍/㎥씩 증가할 때마다 여성이 치밀유방을 가질 위험이 4%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2001∼2009년 유방조영술을 받은 40세 이상 여성 27만9967명의 검사 결과와,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조사한 지역별 초미세먼지 농도 분포 지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거주 지역 초미세먼지 농도가 1% 높아지면 치밀유방을 가질 확률이 4%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여성들은 평균 3년 정도 해당 지역에 거주했다.

치밀유방은 유방암의 위험요인 중 하나로, 유방 조직이 촘촘하고 단단하게 뭉쳐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 여성 중 절반가량이 이에 해당한다.

치밀유방이 유방암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은 X선 검사(유방조영술)를 하면 섬유 유선조직의 비율이 높아 전체적으로 하얗게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밀유방과 달리 지방 조직이 많은 유방은 X선 검사로 종양을 발견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다.

연구팀은 “미세먼지 속엔 다이옥신과 같은 내분비 교란 화학물질과 발암물질이 함유됐기 때문에 이 화학물질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겨 유방 세포의 성장이 저해되고 섬유질 조직의 양이 많아진다”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치밀 유방으로 의심된다면 조기 유방암 발견을 위해 유방 X선 촬영과 함께 유방 초음파 검사를 병행하라고 권고한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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