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실손보험, 30세 동부화재-50세 남성 DGB생명이 가장 저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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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보험’ 실손의료보험이 이달부터 확 바뀌었다. 기존의 만능형 상품은 사라지고 ‘기본형+특약 3종’으로 변모했다.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된 대신 구조는 더 복잡하다. 자세히 뜯어보지 않으면 어떤 상품이 내게 유리한지 알기 어렵다. 똑똑하게 신(新) 실손보험에 가입하는 법을 알아봤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보험료 최대 63%까지 차이=‘싼 게 비지떡’이란 말은 실손보험에선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다. 신형 실손보험은 보험사 상관없이 보장내용이 똑같기 때문에 보험료가 저렴할수록 이익이다.

복잡한 신상품, 똑똑하게 가입하려면 #보험사별 보험료 최대 63%까지 차이 #20~40세 알리안츠, 50세 삼성화재 비싸 #온라인 전용 상품 선택하면 조금 저렴 #

따라서 실손보험에 가입할 땐 보험료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보험권 협회에 공시된 보험사별 보험료를 비교해봤다(기본형과 특약 3종 모두 가입 기준). 연령과 성별에 따라 보험료가 저렴한 보험사가 제각각이었다.

20세의 보험료를 가장 낮게 책정한 보험사는 남성의 경우 롯데손보(월 7066원), 여성은 한화손보(5963원)였다. 30세는 남녀 모두 동부화재가 최저였다. 40세로 가면 남성은 롯데손보(1만2571원), 여성은 농협 손보(1만4891원)가 저렴했다. 50세에선 남성은 DGB생명(1만8750원), 여성은 롯데손보(2만3345원)에 가입하는 게 보험료를 아끼는 방법이다.

이에 비해 가장 비싼 보험료를 받는 보험사는 20·30·40세에선 알리안츠생명, 50세에선 남녀 모두 삼성화재였다. 최저-최고 보험료 차이가 50세 여성의 경우 월 1만4680원(62.9%)에 달했다. 상품 구조나 보장내용은 같지만, 보험사별로 사업비 구조와 적용한 기초 통계가 다르다 보니 보험료 차이가 작지 않다.

신형 실손보험은 앞으로 5년간 현재 수준의 보험료가 거의 유지되기 때문에 가입할 때 보험료를 더 신중히 봐야 한다. 감독규정에 따라 보험 신상품은 계약 통계가 5년간 누적될 때까지는 손해율(들어온 보험료 대비 나간 보험금 비율)이 올라도 보험료에 반영할 수 없다. 손주형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5년 동안은 물가나 의료 수가 상승률 정도만 반영되기 때문에 보험료 상승이 제한된다”며 “실손보험 구조가 달라졌기 때문에 5년이 지난 뒤라도 지금처럼 해마다 보험료가 크게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 보험사의 실손보험 보험료는 '보험다모아'나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 생보·손보협회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른 보험사로 갈아탈 땐 주의=만약 A보험사 실손보험에 이미 가입한 사람이 B보험사 신형 실손보험으로 갈아탈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든 가입자가 가능한 건 아니다.

현재 기존 구형 실손보험 가입자도 신형 상품으로 갈아탈 순 있지만, 같은 보험사 상품으로 전환하는 경우에만 가입 심사가 면제된다. 다른 보험사 상품으로 바꾼다면 실손보험에 처음 가입하는 사람과 똑같이 해당 보험사로부터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 경우에 고혈압 등 지병이 있거나 과거에 큰 질병을 앓은 적이 있다면 가입이 거절 당할 수 있다. 따라서 되도록 신형 실손보험에 신규 가입이 가능한지를 명확히 확인한 뒤에 기존 상품을 해지해야 한다.

현재 실손보험료가 5만~6만원에 달한다고 알고 있다면 특약형 가입자다. 사망보험을 주계약으로 하는 보험에 실손보험 특약을 끼워넣은 형태다. 만약 실손보험만 유지하고 싶은데, 보험료 부담이 너무 크다면 이번 기회에 주계약을 해지하고 대신 단독형 신형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2009년 9월 30일 이전에 가입한 실손보험이라면 보험료가 비싸도 유지하는 게 나을 수 있다. 2009년 10월부터 보장내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보험국장은 "2009년 10월부터 실손보험 보장비율이 90%로 통일됐고 그 이전 실손보험은 100% 보장해준다"고 말했다.

◇같은 보험사도 다이렉트가 저렴=신형 실손보험의 특징 중 하나가 2년 간 보험금을 청구한 적 없으면 이듬해 보험료를 10% 할인해주는 제도다. 이때 급여 항목의 본인부담금이나 4대 중증질환(암·뇌혈관질환·심장질환·희귀난치성질환) 관련 의료비는 제외하고 나머지 청구 건이 있냐 없냐만 따진다. 단, 보험금 미청구 기간이 길어진다고 보험료 할인폭이 더 커지는 건 아니고 최대 10%까지다.

각 보험사는 온라인 전용 실손보험 상품을 속속 출시 중이다. 메리츠화재·삼성화재·KB손보·동부화재 등이 이미 온라인 전용 상품을 내놨고, 다른 보험사도 대부분 출시를 준비 중이다.

같은 보험사 상품이라면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게 4~5% 정도 저렴하다. 예컨대 같은 동부화재 실손보험(50세 여성)이라도 설계사 채널을 통하면 2만9061원인데 다이렉트로 가입하면 2만7770원이다. 모집수수료가 적은 만큼 보험료를 저렴하게 책정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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