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몰린 페이스북, '리벤지 포르노' 규제 프로세스 도입

중앙일보

입력

페이스북의 글로벌 안전책임자 안티고네 데이비스 [페이스북]

페이스북의 글로벌 안전책임자 안티고네 데이비스 [페이스북]

사용자의 게시물에 ‘불간섭 원칙’을 고수하던 페이스북이 새로운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에 대해 단속 강화에 나선다.

허락없이 공유 불가…피해자 지원책도 마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누드 이미지와 노골적인 성적 게시물 등을 동의 없이 공유하는 행위를 차단하는 프로세스를 적용한다고 보도했다. 상대방의 허락을 받지 않은 게시물이 신고되면 사진 매칭 기술을 이용해 이 게시물의 재공유를 차단하는 식이다. 페이스북이 삭제한 게시물을 다시 올리는 행위도 원천 봉쇄된다. 리벤지 포르노를 처음 게시한 사용자의 계정은 삭제한다.

페이스북의 글로벌 안전책임자인 안티고네 데이비스는 성명에서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새 시스템은 사용자들을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또 사이버인권기구와 리벤지포르노구호기구 등의 민간 기구와 함께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를 지원할 방침이다.

그동안 사용자의 게시물에 관여하지 않던 페이스북이 발 빠르게 대응하는 까닭은 최근 리벤지 포르노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한편 페이스북의 책임론도 거세지고 있어서다. 최근 미국에서 해병대 여군들의 누드사진과 신상이 페이스북에 유출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영국의 14세 소녀의 누드 사진이 페이스북에서 유통돼 페이스북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의 데이터&소사이어티가 지난해 12월 미국의 인터넷 사용자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중 4%가 허락 없이 누드 사진을 게시하거나 이를 사용해 상대를 협박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