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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와 베토벤, 히틀러보다 세계사에 더 영향 미친 독일인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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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사람을 대상으로 “세계사의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독일인을 꼽으라”는 설문조사를 하면 괴테나 베토벤, 헤겔이나 히틀러 등을 꼽지 않는다. 그들은 마르틴 루터(1483~1546)를 단연 1위로 꼽는다. 16세기 전반 타락한 중세의 종교사회를 향해 "처음으로 돌아가자, 성경으로 돌아가자"며 개혁의 기치를 올렸던 루터의 지향이 인류사를 관통하는 등대가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올해는 마르틴 루터(1483~1546)의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1517년 루터가 당시 성행하던 면벌부(면죄부) 등에 의문을 품고 비텐베르크 교회 외벽에 개혁을 향한 95개조의 반박문을 게시한 것을 기념한다. 루터로 인해 유럽에서는 거대한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개신교가 태동했고, 가톨릭 내부에서도 수도원 중심의 대대적인 자정 운동이 벌어졌다. 루터의 개혁사상은 인쇄기술의 발달이라는 당시 사회조건을 타고 전 유럽으로 퍼져나갔다. 종교개혁은 또 프로테스탄티즘의 성립으로 이어져 근대 유럽의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 500주년을 계기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루터교와 화해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루터의 개혁 정신’은 비단 종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개신교만의 전유물도 아니다. 이정배(현장아카데미 원장) 전 감리교신학대 교수는 “루터는 가톨릭이 지배하던 중세 1000년을 뛰어넘는 개혁 정신을 보여주었다. 다원화된 오늘날의 종교는 다시 '루터'를 뛰어넘는 개혁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이 시대의 루터, 이 시대의 종교, 이 시대의 개혁을 짚어보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한다. 사실 루터가 바꾸고자 했던 것도 ‘종교 개혁’ 이전에 ‘삶의 개혁’이었다. 종교학자, 종교인 릴레이 인터뷰 등 총 3시즌에 걸쳐 진행되는 '종교개혁 500주년' 연중기획을 통해 종교개혁의 현재적 의미를 찾아본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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