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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천공작업 본격 돌입... 21개 구멍 뚫어 바닷물 빼내

중앙일보

입력

해양수산부가 3일 세월호 무게를 줄이기 위해 선체에 구멍을 뚫는 ‘천공 작업’에 착수했다. 선체 왼쪽 화물칸인 D 데크에 21곳의 구멍을 뚫는 일이다. 이날 오전 11시 해수부는 김영모 세월호 선체조사위 부위원장의 입회하에 시험 천공 작업을 시작했다.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해수부는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천공 작업에 나섰다.

세월호 선체 무게 460t까지 줄이기 위해 #소조기 시작하는 4일 까지 완료해야 #침몰해역 수색도 4일부터 본격화될 전망

 선체 구멍 뚫기는 세월호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다. 해수부에 따르면 세월호의 현재 무게는 선체만 보면 7000t 정도지만 실제는 1만3460t으로 추정된다. 선체 안에 바닷물과 펄 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를 싣고 육상으로 옮길 모듈 트랜스포터(MT)가 지탱할 수 있는 무게는 약 1만3000t 수준이다. 안전한 이송을 위해선 460t 이상을 줄여야 한다. 천공을 통해 바닷물과 펄을 빼내는 작업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작업은 4일까지 마쳐야 한다. 선체를 목포신항 철재 부두에 내려놓는 ‘육상 이송’ 작업은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크지 않은 소조기에만 가능하다. 가장 빠른 소조기는 4~8일이다. 이번 소조기를 놓치면 2주 뒤에 작업해야 한다. 이철조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은 “천공을 통해 약 1400t까지 배수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양은 실제 천공을 해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수부는 세월호 침몰의 한 원인으로 지목받는 평형수 탱크에 대해 천공은 하지 않기로 했다.

 선체 주변의 진흙 및 펄을 제거하는 작업도 4일까지 끝내야 한다. 세월호를 받치고 있는 리프팅빔 아래와 반잠수선 갑판 위에 쌓인 펄을 모두 치워야 선체 육상 이송이 가능하다. 456대의 MT가 리프팅빔과 반잠수선 갑판 사이의 빈 곳을 통해 세월호 밑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2일까지 당초 목표인 70㎥의 두 배가 넘는 146㎥의 펄을 수거했다. 3일에도 약 100명의 인력을 펄 제거작업에 투입해 작업을 진행했다.

펄 안에 유골이나 유류품이 섞여 있을 수 있는 만큼 선체조사위원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직원의 감독 하에 펄을 자루에 담아 보관한다. 이철조 본부장은 “펄 제거는 3일 중에 대략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제거 작업에선 총 48점의 유류품이 펄에 섞여 나왔다. 여기엔 2일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이준석 선장의 여권 외에 옷가지와 휴대폰, 작업화 등이 추가됐다. 하지만 여권 이외에 나머지 유류품의 경우 펄과 유성혼합물(바닷물·기름) 등이 묻어있어서 소유자를 확인하지 못한다.

 세월호 침몰해역의 해저면 수색작업은 4일 이후 본격화 될 전망이다. 그 전까지는 재킹바지선을 고정했던 묘박줄 등 수중에 있는 장애물을 치워야 하기 때문이다. 3일 오전 7시엔 인양과정에서 절단했던 선미 왼쪽 램프를 해역에서 건져냈다. 장기욱 해수부 선체인양과장은 “2일 부터 잠수사들이 처음 투입됐지만 대조기라 잠수 시간이 부족했다”며 “장애물 제거 작업이 끝나고, 소조기인 4일 이후부터 수색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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