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 3당 “문, 아들 채용 의혹” 한목소리 … 문재인 “10년 넘게 되풀이 … 마, 고마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문재인 후보의 아들 채용 문제를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당분간 비문(非文) 공동 전선의 고리가 문 후보의 아들 문제가 될 조짐이다. 문 후보 아들 준용씨는 노무현 정부 후반인 2006년 12월 한국고용정보원에 5급 일반직으로 들어갔다.

자유한국당 후보가 된 뒤 2일 첫 선거대책회의를 주재한 홍준표 후보는 “내가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할 때(2006년 6월~2008년 5월) 이미 문제가 됐다”며 “권재철 당시 고용정보원장은 문 후보 밑에서 청와대에 있다가 내려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정권이 넘어갈 때여서 큰 문제를 안 삼았으나 최근에 와서 보니까 채용 과정만 문제가 아니고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게 마치 최순실 딸 정유라가 특혜를 받은 것처럼 비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 차원에서 분명히 검증해 보면 젊은이들의 공분을 사는 특혜성 취업이고, 특혜성 근무고, 특혜성 퇴직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회의에서 정우택 원내대표는 “의혹 검증을 위한 상임위원회 연석회의를 국회 차원에서 협의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지난달 31일 문 후보 아들 의혹과 관련한 상임위 연석회의 개최를 요구한 상태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2일 서울·인천 순회 경선에서 “대한민국 비리 중 가장 심한 3대 비리가 국민의당 후보들에게는 없다”며 “이회창의 아들 병역 비리가 있는가, 최순실의 딸 입시 비리가 있는가, 문재인의 아들 취업 비리가 있는가”라고 말했다.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민주당에서 문 후보 검증에 대해 국민의당이 ‘문모닝(아침마다 문 후보 얘기를 꺼내는 것)’ 한다고 비난하는데, 문 후보 검증자료는 많다. 앞으로 그런 식으로 나오면 ‘문이브닝(저녁 때마다 문 후보 얘기를 꺼내는 것)’도 하겠다”고 적었다. 또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거짓말 변명이 ‘제2의 박근혜’”라고 공격했다.

이에 문 후보는 이번 대선 국면에서 처음으로 아들 문제에 직접 대응했다. 문 후보는 2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 부산 사람들은 이런 일을 보면 딱 한마디로 말한다. ‘마, 고마해’”라며 “2007년부터 10년 넘도록 뻔히 밝혀진 사실을, 뭔 계기만 되면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언제까지 이렇게 되풀이할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런 뒤 “이제 좀 그만하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정치인 문재인을 검증하는 것은 언제든 할 수 있지만 제 아들이 겪는 인권침해나 인격에 대한 모욕, 그런 부분들은 용납할 수 있는 일이겠느냐”고 반박했다.

허진·위문희 기자 b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