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신문 “작년 5월 김정은 전용열차 폭파 미수사건 일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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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보기관인 국가보위성의 지방 조직이 주민 대상 강연에서 지난해 5월 북한 노동당 7차 당대회 직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전용 열차를 폭파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미수에 그쳤다는 점을 공개했다고 도쿄신문이 2일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 관계자를 인용해 강연은 평안남도의 한 도시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강연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르면 국가보위성 강연자는 “당 대회를 전후로 놈들(적)의 책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주의 환기를 위해 도내(평안남도)에서 최근 보위기관이 적발한 사례를 소개하겠다”며 열차 폭파미수 사건을 언급했다. 강연자는 진학에 실패한 남자가 체제에 대한 불만을 품고 “제도(체제) 전복을 위해서는 수뇌부(김정은)를 우선 제거해야 한다”고 계획한 뒤 김정은이 참가하는 행사장으로 연결된 철로에 폭발물을 설치해 전용열차의 폭파와 전복을 노렸다고 말했다. 이 남자는 주변을 왕래하는 탄광노동자 6명에게 “폭약을 사용해 다량의 물고기를 잡을 것”이라고 꼬드겨 이중 3명으로부터 폭약을 확보했지만 이를 수상히 여긴 다른 3명의 신고로 체포됐다. 이 남자가 평소 김정은의 권력 승계에 비판적인 발언을 해온 것을 들은 다른 주민도 당국에 신고를 했다고 한다.

이날 강연에서는 평안남도 교도소 출소자 5명이 2011년 12월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 체제 전복을 모의했다는 점도 소개됐다. 이들은 김정일 사망 이틀 후 “때가 왔다. 절호의 기회”라며 비밀결사대를 결성하고 폭파 및 암살 대상자 리스트를 만들었다. 그러나 참가자 가운데 한 명이 고심을 거듭하다 한 달 뒤 아버지에게 계획을 실토하며 암살 계획은 발각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강연에서 나온 사건이 실제로 있었는지는 불투명하지만, 보위부원으로 보이는 강연자가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이 일어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한 것은 북한 내부에 반체제 세력이 존재한다는 점을 북한 당국이 인식하고 있음을 엿보게해준다“고 덧붙였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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