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BBK 김경준 어제 추방 … 기자들 질문에는 침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만기 출소한 김경준씨가 강제추방됐다. 김씨가 29일 인천공항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행 여객기에 탑승하고 있다. 법에 따라 김씨는 앞으로 5년간 국내로 들어올 수 없다. [뉴시스]

‘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만기 출소한 김경준씨가 강제추방됐다. 김씨가 29일 인천공항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행 여객기에 탑승하고 있다. 법에 따라 김씨는 앞으로 5년간 국내로 들어올 수 없다. [뉴시스]

김경준(51·미국명 크리스토퍼 김) 전 BBK투자자문 대표가 29일 추방됐다. 김씨는 미리 탑승권을 구매해 둔 오후 2시40분 아시아나항공편을 이용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출국했다. 취재진이 심경을 물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전날 김씨와 면담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씨가 30일 LA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가족들이 공항에 나와 김씨를 맞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범계 “김씨, 정권교체 뒤에 #한국 오게 해달라고 말해”

김씨의 출국은 법무부의 강제퇴거 통보에 따른 일이다. 출입국관리법에서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외국인을 강제퇴거 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국적이 미국인 김씨는 28일 오전 출소 후 청주 외국인보호소로 이동해 강제 추방을 위한 절차를 밟았다. 이곳에서 하룻밤을 지낸 김씨는 29일 오전 퇴소해 법무부 관계자와 인천공항으로 이동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김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BBK 사건에 개입한 증거가 있다. 정권 교체 후 한국에 올 수 있도록 법적 조치를 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씨가 말한 법적 조치는 법무부 장관의 재량으로 한시적 입국 허가를 받는 방법이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김씨는 이번 강제 추방으로 향후 5년간 국내로 들어올 수 없다. 하지만 출생지가 한국인 김씨는 법무부 장관의 재량으로 입국을 허가하는 예외규정의 혜택을 받을 수는 있다.

방송인 에이미(35·본명 이에이미)는 2015년에 추방됐지만 최근 남동생의 결혼식 때 국내 입국 허가를 받았다. 에이미는 2012년 국내에서 프로포폴 투약 사실이 적발돼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법무부는 ‘법을 다시 어기면 강제 출국을 당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준법서약서를 받고 에이미의 국내 체류를 허가했다. 하지만 집행유예 기간인 2014년 에이미는 졸피뎀을 투약한 사실이 적발돼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결국 법무부가 강제 퇴거 명령을 내려 에이미는 2015년 12월 31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