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화장품 개발·연구하니 기술도 생기고 장학금도 받았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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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화장품약리학과 4학년 전민재(왼쪽)·조이화 학생이 직접 개발한 제품을 보여 주고 있다. [사진 송의호 기자]

화장품약리학과 4학년 전민재(왼쪽)·조이화 학생이직접 개발한 제품을 보여 주고 있다. [사진 송의호 기자]

지난 23일 경북 경산시 여천동 대구한의대(총장 변창훈) 오성캠퍼스 산학협력관의 1층 화장품제형개발연구실. 흰색 실험실 복장을 한 김미소(26·박사과정) 학생이 물과 오일을 혼합해 막대기로 저으며 화장품 영양크림을 만들고 있었다. 우유처럼 하얀 색깔이다. 보습 효과 등이 뛰어난 원료의 성분 비율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건너편에는 학부생들이 실험 중이다. 화장품회사가 개발을 의뢰한 연구들이다.

대구한의대 화장품 R&D 협력 눈길 #영세기업에 저렴하게 기술이전하고 #학생·대학은 연구기술 축적 가능해

연구실에서 4학년 조이화(23·화장품약리학과) 학생을 만났다. 연구실을 드나든 지 1년이 조금 지났다. 그는 화장품 하나를 들고 왔다. 경산지역 ㈜쓰리다모가 시판 중인 에센스다. “제가 개발한 보습 크림인데 보호막이 있어 수분이 쉽게 날아가지 않아요. 지난해 12월 기술을 이전했습니다.” ㈜쓰리다모는 같은 건물 창업보육센터에 들어와 있다. 기술을 넘겨받고 회사는 조씨에게 장학금 200만원을 전했다. 그는 “기술을 개발하고 학비까지 생겼다”며 “보내 온 제품까지 덤으로 받아 매일 사용 중”이라고 했다.

전민재(23·화장품약리학과4) 학생도 자신이 개발한 화장품 ㈜박가분의 클렌징워터를 보여 주었다. 그는 기술을 이전하고 장학금 3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만 학부생이 기술 6건을 이전했다. 올해도 이미 6건이 연구 중이다. 영세한 화장품업체는 이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저렴하게’ 채택하고 학생들은 기술 개발로 장학금까지 받게 됐다. 물론 개발의 주축은 교수와 대학원생이다.

대구한의대는 화장품 한류인 K뷰티도 앞장선다. 이미지(31) 화장품약리학과 교수는 “베트남·태국 등지의 관심이 지대해 중국 일변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와 경산시는 대구한의대 오성캠퍼스 인근에 화장품특화단지를 조성해 2025년까지 수출 10억달러를 창출하는 아시아 K뷰티 중심지로 만들 계획이다.

글, 사진=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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