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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우리 구장 최고 명물 … 2017 프로야구 대동 멋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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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2017 프로야구가 31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7개월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올 시즌 한화로 돌아온 치어리더 김연정. [사진 한화이글스]

2017 프로야구가 31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7개월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올 시즌 한화로 돌아온 치어리더 김연정. [사진 한화이글스]

야구팬들은 겨우내 이날만을 기다렸다. 오는 31일 한화-두산(서울 잠실), LG-넥센(서울 고척), kt-SK(인천), KIA-삼성(대구), 롯데-NC(창원) 경기를 시작으로 2017 프로야구가 7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800만 관중을 넘어선 프로야구는 올해 900만 관중까지 바라보고 있다. 팬들은 야구장에서 경기를 즐기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목이 터져라 응원가를 합창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즐긴다. 야구장에서 먹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야구 관람이 대한민국의 또 다른 놀이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구단들도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 

프로야구 시즌 개막을 앞두고 10개 구단이 자랑하는 명물들을 소개한다. 이름하여 ‘프로야구 대동멋지도’.

두산 - “우리만 산다” 우승 기념품

우승 기념품은 챔피언팀만이 제작할 수 있다. 그래서 2015·2016시즌 연속 두산의 우승을 함께한 팬들은 어깨가 으쓱하다. ‘잇 아이템’을 사서 뽐낼 권리가 있는 건 두산 팬뿐이다. 가장 인기 있는 건 역시 우승 모자. 심플하면서도 언제나 착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힙합 뮤지션처럼 “우리가 바로 챔피언이야”라는 듯한 스왜그를 뽐낼 수 있다. 가격은 2만5000원. 우승 후드티(6만5000원)와 팔찌, 배지도 있다. 온라인(wefan.co.kr)과 오프라인 에서 구매 가능하다. 두산이 홈경기를 치르는 날 잠실야구장 에 가서 구입할 수 있다.

NC - 우리는 감독 옆에 앉는다

선수들이 대기하는 곳을 ‘더그아웃(dugout·방공호)’이라고 부른다. 보통 야구장에는 홈팀과 원정팀을 위한 더그아웃이 2개 있는데 창원 마산구장엔 팬들이 앉는 ‘더그아웃 좌석’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최대 20명까지 들어갈 수 있다. 3루 측에 위치한 ‘더그아웃 좌석’은 원정팀 감독·선수들 바로 옆이어서 어쩌면 이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게다가 1루 측 NC 더그아웃이 정면으로 보인다. 편안한 자리에서 NC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볼 수 있는 명당이다. 맥주도 무료 제공한다. 토요일엔 80만원, 일요일엔 90만원을 내야 한다.

넥센 - 원정팬 배려한 ‘쌍둥이 전광판’

지난해 개장한 고척스카이돔에는 옥에 티가 있었다. 너무 작은 전광판은 화려하고 웅장한 돔구장과 어울리지 않았다. 시력이 나쁜 사람은 선수 이름을 확인하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이 약점이 강점으로 바뀌었다. 국내 최초로 ‘쌍둥이 전광판’이 설치된 것이다. 화질은 풀 HD급(1872×800)이며, LED(유기발광다이오드) 화소 수는 기존의 3.5배다. 두 개의 전광판이 공격 팀과 수비 팀 정보를 따로 표시해 컴퓨터 게임처럼 많은 데이터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좌우 측에 설치돼 원정팬들도 홈팬들과 차별 없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LG - 겨울야구 대비하는 유광점퍼

LG는 11년 만에 구단 BI(Brand Identity)를 새롭게 제작했다. ‘레드&블랙’을 유지하면서 엠블럼, 모자 로고, 마스코트를 새로 선보였다. 새로운 BI가 선을 보인 이후 LG 팬들 사이에선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긍정적인 의견과 “전통을 무시했다”는 비난이 엇갈렸다. LG의 상징 유광점퍼 역시 달라졌다. 유광점퍼는 쌀쌀한 가을에 입는 기능적인 의미를 넘어선 지 오래다. 혹시 새 점퍼는 보온성을 높였을까? 이젠 가을야구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겨울야구(15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대한 염원을 담아서? 가격은 10만8000원.

KIA - 키즈카페 대신 ‘모래 놀이터’

새로 만들어진 야구장들의 공통점은 ‘외야 잔디밭’이다. 의자가 아닌 잔디밭에 앉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자리다. 돗자리를 펴고 가족들과 둘러앉아 야구를 볼 수 있어 소풍 나온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는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는 팬들로 인해 경기장 문이 열리자마자 외야석부터 채워지는 날이 많다. 특히 전광판 양옆의 모래 놀이터 ‘샌드파크’는 어린이들에게 최고 인기 장소다. 미끄럼틀 등 놀이기구가 설치돼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성인 8000원(주말 9000원), 어린이 2000원(주말 3000원).

SK - 아재를 위한 바비큐존

1980년대에는 야구장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아재’들을 볼 수 있었다. 야구장에 화기를 가져올 수 있었던 덕분이었다. 2009년 인천 행복드림구장에 ‘바비큐존’이 설치되면서 ‘아재의 추억’이 되살아났다. 외야석에 테이블과 콘센트를 설치한 덕에 야구를 보며 고기 파티를 즐길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팬들이 음식과 조리기구를 가져와야 했지만 올해는 몸만 가면 된다. 푸드코트에서 고기를 사고, 쿡탑도 빌릴 수 있다. 2017 바비큐존을 이용하려면 4인 기준 주중 8만원, 주말 9만6000원을 내면 된다. 국내산 삼겹살은 1인분에 9000원.

kt - 군자는 군만두를 먹는다

치맥(치킨+맥주)은 만인의 진미(眞味)요, 군맥(군만두+맥주)은 수원의 별미(別味)다. 수원 kt위즈파크에 가면 입이 즐거워진다. kt가 지역 맛집으로 유명한 ‘진미통닭’과 ‘보영만두’를 야구장에 입점시켰기 때문이다. kt가 1군에 진입한 건 겨우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야구장의 먹거리 역사는 가장 장구하다. 특히 군만두에 맥주 한잔을 곁들이면 경기 승패에 초연할 수 있는 군자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kt 구단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면 좌석까지 배달도 온다. 통닭 한 마리에 1만7000원, 군만두 10개에 8000원.

삼성 - ‘광란의 수도’는 대구다

‘불금’과 ‘불토’는 클럽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게 아니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선 금요일과 토요일 홈경기가 끝난 뒤 30분 동안 댄스파티를 연다. 3루 측 응원석에 모여서 응원단장과 치어리더, 마스코트와 함께 광란의 밤을 보낸다. 대구 시민야구장에서도 진행했던 이벤트지만 새 구장으로 옮긴 뒤 특수 조명을 설치하고 유명 DJ들까지 섭외했다. 올해는 90년대 댄스음악, 힙합 스페셜 등 매주 다른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야구경기 입장료 외에 별도 요금은 받지 않는다. 참여자들은 귀가 차편과 ‘정신줄’만 챙기면 된다.

롯데 - 빅보이 위해 빅머니 쓰다

‘웰컴 백 빅보이(welcome back big boy)’. 부산 사직구장 정문에는 5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빅보이’ 이대호(35)를 환영하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렸다. 4년 총액 150억원을 주고 이대호를 데려왔으니 대대적인 마케팅을 시작하는 것이다. 롯데는 정규시즌 홈 개막전(4월 4일)과 첫 주말 홈경기(8일)에 ‘이대호 응원존’을 특별 운영한다. 1루수 이대호와 가장 가까운 익사이팅존(91석)에 입장하는 팬들에게 특별 제작한 이대호 티셔츠를 나눠 주고, 경기 뒤 이대호와 기념 촬영을 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주중 4만원, 주말 4만5000원.

한화 - 야구의 신? 야구 여신!

‘야구 여신’ 치어리더 김연정(27)이 돌아왔다. 2011년 한화를 떠났다가 롯데·NC를 거쳐 6년 만에 복귀한 것이다. 3년 전 ‘야구의 신’ 김성근 감독을 데려왔을 때처럼 한화 팬들은 “올겨울 최고의 영입”이라며 흥분하고 있다. 1m72㎝의 큰 키에서 나오는 역동적인 동작을 자랑하는 김연정은 “한화 팬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 특히 ‘육성응원’이 최고”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는 팬들은 8회 말이 되면 모두 일어나 “최강 한화”를 합창한다. 앰프를 끈 채 육성만으로 만드는 거대한 함성은 한화 응원의 하이라이트다.

김효경·박소영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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