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드러낸 200억 비자금] 권노갑씨 주장 거짓말로 드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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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노갑씨와 김영완씨의 두터운 교분은 13일 다시 확인됐다.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權씨가 10여년 전부터 金씨를 알고 지내왔다"며 權씨가 평창동 金씨 빌라에 살게 된 경위를 소개했다.

"金씨가 소유하고 있던 S빌라를 1998년 부하직원인 黃모씨의 이모 명의로 파는 매매 계약을 한 뒤 이듬해 1월 한달 동안 金씨가 1억원을 들여 실내 공사를 했다. 그때 부하직원 吳모씨가 현장 감독을 한 것이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는 것. 文기획관은 "金씨가 黃씨 이모와 한 매매계약이 진정한 계약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金씨가 위장 매매계약을 통해 權씨와의 관계를 감추려 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본지의 단독 보도(6월 28일자 1면)로 처음 알려졌던 '빌라 스토리'가 검찰 수사에서 확인된 것이다. 취재 결과 이 빌라는 金씨가 89년 분양받아 10년쯤 별채로 사용했고, 權씨가 99년 봄부터 1년 남짓 살았음이 등기서류와 金씨 측근들 입을 통해 드러났었다.

당시 權씨의 비서 모씨는 보도가 나가자 "재일동포인 집주인과 대리인을 통해 전세 계약을 하고 입주했는데 나중에 金씨 집인 줄 알게 됐을 뿐"이라고 펄쩍 뛰었다.

그러나 金씨 집에서 일했던 운전기사들은 "權씨 입주 전 金씨가 거액을 들여 인테리어 공사를 했고, 權씨가 이사한 뒤엔 일주일에 두세번 그 빌라로 찾아갔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權씨가 97년 한보사건에 연루돼 구속됐을 때와 이듬해 형 집행정지로 풀려나 강북삼성병원에 입원했을 때 金씨가 면회를 갔음도 알려줬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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