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M] 해방 당시 서울 모습은... 희귀 기록영상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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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생활상을 담은 희귀 영상이 공개됐다. 한국영상자료원(원장 류재림)은 28일 공개 시사회를 열어 지난해 해외에서 수집한 일제 강점기 기록 영상 세 편을 선보였다. 

첫 번째는 1930년대 일제 식민 도시 군산을 담은 영상으로, 식민지 개발 선전영화로 추정된다. 당시 군산은 일제 곡물 수탈의 거점이었다. 영상에는 군산항, 군산 도립의원 등 근대식 건축물을 비롯해 군산자동차영업소에서 택시를 운영하는 모습 등도 등장한다.  

당시 군산자동차영업소 다수의 택시를 운영할 정도로 당시 성업했던 사업장

당시 군산자동차영업소 다수의 택시를 운영할 정도로 당시 성업했던 사업장

전북수리조합 군산출장소

전북수리조합 군산출장소

두 번째 영상엔 20세기를 대표하는 영국의 도예가 버나드 리치의 조선 여행 풍경이 담겨있다. 그는 1930년대 조선을 두 번 방문했는데, 이 영상엔 두 번째 방문했던 1935년이 기록돼 있다. 리치는 일본 체류를 마친 후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영국으로 귀국하면서 들렀던 조선의 울산, 경주, 경성, 금강산을 찍었다. 영상엔 울산 읍내 장의 갖가지 모습과 경주의 불국사, 경성의 창경원 시절이 담겨있다.

전북수리조합 군산출장소

전북수리조합 군산출장소

시인 공초 오상순과 버나드 리치(왼쪽부터)

시인 공초 오상순과 버나드 리치(왼쪽부터)

이날 공개된 영상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세 번째 영상. 1945년 해방된 서울 풍경을 담은 영상으로, 당시 항공 촬영으로 찍은 장면도 포함돼있다. 경기도 부천 부근에서부터 서울 방향으로 비행하며 촬영돼, 경기도 일부와 서울 시내 모습이 약 1분가량 담겨 있다. 당시 서울역, 조선총독부 및 광화문, 시청 일대를 부감으로 볼 수 있는 자료다. 김선호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연구원은 "조선총독부를 중심으로 근대식 건물이 많았지만, 경기도는 개발되지 않은 시골과 같다. 이는 일제가 서울을 어떻게 개발해 나갔는지, 또 도시와 농촌이 어떻게 구획되었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 서울도서관(구 서울시청) 및 중구 일대 촬영 항공사진(사진 하단 'ㄱ' 건물이 구 서울시청)

현 서울도서관(구 서울시청) 및 중구 일대 촬영 항공사진(사진 하단 'ㄱ' 건물이 구 서울시청)

1945년 서울역 앞

1945년 서울역 앞

1945년 경성 보신각 앞

1945년 경성 보신각 앞

이 영상들은 오는 5월 일반 관객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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