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는 1930년대 일제 식민 도시 군산을 담은 영상으로, 식민지 개발 선전영화로 추정된다. 당시 군산은 일제 곡물 수탈의 거점이었다. 영상에는 군산항, 군산 도립의원 등 근대식 건축물을 비롯해 군산자동차영업소에서 택시를 운영하는 모습 등도 등장한다.
두 번째 영상엔 20세기를 대표하는 영국의 도예가 버나드 리치의 조선 여행 풍경이 담겨있다. 그는 1930년대 조선을 두 번 방문했는데, 이 영상엔 두 번째 방문했던 1935년이 기록돼 있다. 리치는 일본 체류를 마친 후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영국으로 귀국하면서 들렀던 조선의 울산, 경주, 경성, 금강산을 찍었다. 영상엔 울산 읍내 장의 갖가지 모습과 경주의 불국사, 경성의 창경원 시절이 담겨있다.
이날 공개된 영상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세 번째 영상. 1945년 해방된 서울 풍경을 담은 영상으로, 당시 항공 촬영으로 찍은 장면도 포함돼있다. 경기도 부천 부근에서부터 서울 방향으로 비행하며 촬영돼, 경기도 일부와 서울 시내 모습이 약 1분가량 담겨 있다. 당시 서울역, 조선총독부 및 광화문, 시청 일대를 부감으로 볼 수 있는 자료다. 김선호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연구원은 "조선총독부를 중심으로 근대식 건물이 많았지만, 경기도는 개발되지 않은 시골과 같다. 이는 일제가 서울을 어떻게 개발해 나갔는지, 또 도시와 농촌이 어떻게 구획되었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영상들은 오는 5월 일반 관객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