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알짜만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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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량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국내 주식시장에서 보유 비중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2000년 4월 이후 주식시장 열기가 식으면서 현금화를 지속한 반면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보유 비중을 크게 늘린 것이다.

13일 증권거래소가 2000년부터 지난 11일까지 우선주.리츠 등을 제외한 상장종목의 외국인 지분율을 조사한 결과 시가 총액 대비 보유 비중이 37.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특히 구조조정의 여파로 전체 상장종목은 줄어들었지만 외국인들의 보유 종목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종목(우선주 등 제외)은 이 기간 7백2개에서 6백79개로 줄었지만 외국인 보유 종목은 5백59개에서 5백87개로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9.2%에서 37.1%로 증가했으며 외국인 보유 주식수 비중도 12.5%에서 15%로 늘었다.

외국인들은 이 과정에서 지배구조가 취약하거나 회사 가치보다 저평가된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조사 기간 외국인 지분율이 1%포인트 이상 증가한 종목은 1백76개며, 이들 종목의 올해 주가상승률은 19.3%에 달해 종합주가지수 상승률(10.9%)의 두배에 육박했다. 외국인이 많이 갖고 있는 종목의 주가가 많이 오른 것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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