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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표창' 악재로 번지나...文 지지자, 안희정 측에 문자폭탄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전두환 표창’ 발언이 여진(餘震)을 낳고 있다. 문 후보 지지자들이 표창 발언을 비판한 의원에게 문자폭탄이 퍼부은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안희정 후보 측 박수현 대변인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후보께서 전두환 장군에게 표창받은 자체를 자랑한게 아니란 걸 왜 모르겠느냐”며 “문자 폭탄을 보내는 분들께 묻겠다. 그렇게 완벽한가. 싫은 소리 한마디에 그렇게 분노하는 분들이 어떻게 100%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안희정에게 분노가 없다고 짓이겨 대는 님들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인내해 왔다”며 “억울한 비평도 겸손한 성찰로 감내할 수 있는 품격이 정권교체의 진짜 자격 아닐겠느냐”고 말했다.

지난 20일 KBS가 주관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합동 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가 특전사 시절 사진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0일 KBS가 주관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합동 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가 특전사 시절 사진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중앙포토]

전날 KBS 토론회에서 문 후보가 특전사 시절 사진을 공개 하며 “나중에 제1공수여단의 여단장이었던 전두환 장군으로부터도 표창을 받기도 했다”고 말하자 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 후보는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캠프에선 이를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이에 “79년 12ㆍ12 당시 표창장을 받았다는 뉴스가 가짜뉴스”라고 해명을 내놨다.

문 후보 측은 ‘표창 발언’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문 후보 측 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김태년 의원은 이날 ‘친구이자 동지인 안희정 후보님께’란 페이스북 글에서 “사병으로 군복무에 충실해서 받았던 부대장의 표창장을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 정치가 안희정의 정치가 아니지 않느냐”며 “내가 아는 안희정이 아니다. 너무나 어색한 옷을 입은 동지이자 친구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치음해나 지역감정 조장과 같은 구태와는 과감히 결별하자. 혹 분열을 조장하는 분들이 주변에 있다면 멀리하자”고 말했다.

이같은 공방에 안희정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행사뒤 기자들과 만나 “애국심에 기초한 문 후보님의 말씀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저는 본래 취지에 대해 존중한다”면서도 “그러한 말씀에 대해 조금 황당해 하거나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하는 당원들도 있는 것 아닌가. 문 후보님이 따뜻하게 안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를 방문한 문 후보는 첫 일정으로 광주 5ㆍ18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금남로 전일빌딩을 방문한 뒤 “앞으로 우리가 개헌을 하게 되는데 헌법전문에 5.18정신의 계승을 명시하는 그런 개헌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통해 광주 5.18을 폄훼하고 또 모독하는 언행들에 대해서는 엄벌에 처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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