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원이 빚은 빛과 그림자 … 추상화가 시메티 개인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첫 개인전을 맞아 한국을 찾은 이탈리아 단색화가 투리 시메티. [사진=이후남 기자]

첫 개인전을 맞아 한국을 찾은 이탈리아 단색화가 투리 시메티. [사진=이후남 기자]

“원이나 직사각형을 시도한 적도 있지만 타원으로 돌아왔어요. 타원은 빛과 그림자를 표현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도형입니다.”

노랑·빨강·초록 … 다양한 단색 표현

모노크롬, 즉 단색으로 타원을 표현한 추상화로 이름난 이탈리아 화가 투리 시메티(88·사진)의 말이다. 그의 첫 국내 개인전이 서울 자하문로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노랑, 빨강, 초록, 흰색 등 다양한 단색으로 역시나 타원을 표현한 최근작 회화와 더불어 타원 조형작품을 선보인다.

이탈리아 시실리 지역 출신인 그는 1950년대말 새로운 예술적 기운이 넘치던 로마로 향해 독학으로 예술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60년대 후반부터는 그의 표현을 빌면 “팝아트 분위기가 강했던” 로마를 떠나 밀라노에서 전위적 예술운동에 동참하며 미니멀리즘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전시장에 선보인 그의 회화는 입체적이다. 회화적 기법이 아니라 실제 타원 모양의 그 무엇을 캔버스 안에 넣는 방식으로 그림자와 입체감을 드러낸다. 그는 수십년 동안 한결같이 작품세계를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묻자 “나를 믿는다. 나는 강하고,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한다”고 말했다. 4월 29일까지.

글·사진=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