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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바이러스' 누가 걸렸나....국내 확진자 분석해보니

중앙일보

입력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국가 여행을 앞두고 있으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국내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16명에 대해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확진자 모두 잠복(약 2주) 기간에 동남아와 중남미를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확진자 모두 동남아·중남미 방문 이력 #발진·근육통·발열 등 보여...아무 증상 없기도

 질본이 17일 공개한 ‘2016년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사례보고’에 따르면, 확진자 16명 중 12명은 동남아, 4명은 중남미 지역을 다녀왔다. 그중 필리핀이 6명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과 태국도 각각 4명과 2명이 다녀왔다. 확진자가 방문한 중남미 국가는 브라질, 도미니카공화국, 과테말라, 푸에르토리코 등 4개국이었다.

지카 바이러스, 어디서 발생했나

지카 바이러스, 어디서 발생했나

이중 남성은 13명(81.2%), 여성은 3명이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6명(37.5%)으로 가장 많았지만 30대 3명, 40대 5명, 50대 1명, 60대 1명으로 고르게 분포했다. 11명은 모기에 물린 적이 있다고 했지만, 5명은 모기에 물린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 여부는 조속히 진단해야 하지만 증상이 특이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쉽지 않다. 이번에 조사한 16명 중에서도 1명은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15명은 모두 발진을 보였고, 근육통을 호소한 환자도 12명이었다. 이외에 발열(9명), 관절통(7명), 결막충혈(4명) 등의 증상을 보였다. 보통 발진을 동반한 2~3개의 증상이 동시에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성 접촉이나 헌혈, 매개 모기로 인해 2차 전파된 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환자가 계속 발생하는 미주 및 동남아 지역에서 당분간 해외유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아직 밀도는 낮지만, 지카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흰줄숲모기가 서식하고 있어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전파될 위험도 있다.

지카 옮기는 흰줄숲모기 제대로 알기

지카 옮기는 흰줄숲모기 제대로 알기

 현재 보건당국은 지카 바이러스 발병국가에 다녀온 경우엔 1개월간 헌혈을 금지하는 한편 6개월간 성접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신생아 소두증 같은 중증 합병증이 발생하는 만큼 임신부나 가임기 여성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연구진은 “흰줄숲모기의 개체수가 많아지면 지카 감염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며 “한국과 왕래가 많은 지역에 대해서도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카 발생국을 방문한다면

지카 발생국을 방문한다면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 주로 모기를 매개로 전파되는 감염병. 환자의 약 80%가 무증상으로 알려져 있고 증상이 있어도 중하지 않아 실제 환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신생아 소두증 같은 선천적 뇌기형이나 길랑바레증후군 같은 신경학적 합병증도 유발한다.

 2015년부터 브라질을 중심으로 아메리카 대륙에서 크게 유행하기 시작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PHEIC)를 유지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월 29일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을 제4군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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