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X 사용주장은 한국과 미국이 지어낸 이야기”

중앙일보

입력

“김정남을 VX 신경물질로 독살했다는 주장은 미국과 한국 정부가 지어낸 이야기다.”
김인룡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13일(한국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하면서 “우리의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고 사회주의 체제를 끌어내리려는 위험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있다”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그러면서 “(사망자의) 신원이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한국과 미국 정부는 그가 고독성의 VX 신경물질로 독살됐다고 주장하는 등 근거없이 우리를 비난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VX는 적은 양으로도 치명적인데, 왜 이를 손바닥에 묻혀 김정남을 공격한 용의자는 살아 있고, 김정남만 사망했느냐”면서 격한 반응을 보였다.
김 차석대사는 “미국이 한국 내 화학무기 등 (화학무기를) 비축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어서 그런 물질이 한국에서 반입됐을 가능성이 많다”며 “미국의 최종 목적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혐오감을 계속 키우려는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김 차석대사는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에 대해 “법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주권국가의 정당한 권리와 국제관계의 원칙들을 고의로 침해하는 것”이라고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도 “북한을 핵으로 선제 타격하려는 목적에 따른 실전 연습”이라고 주장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이에 대한 자위권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자회견 직후 북한대표부 조종철 대변인을 통해 “우리의 핵 프로그램을 포기토록 하는 목적이라면 어떤 종류의 대화에도 관심 없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양자회담이든, 북핵 6자회담 같은 다자회담이든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대화에 열려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조 대변인은 또 “미국이 북한 적대시 정책을 버리는 것만이 양국 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기본자세”라고 말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사진=안정규 JTBC뉴욕 기자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 주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