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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글송글 맺힌 땀 리듬타고 또르르…

중앙일보

입력

"쿵쾅쿵쾅~" "일주일동안 며느리나 자식에게 쌓인 말못할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의미에서 소리한번 힘껏 질러볼까요~" "와아~~호호호~~" 매주 화요일 신세계 강남점 9층 문화센터에서 나는 소리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60여명의 노인들이 흥겹게 춤을 추다가 간간히 함성도 지르며 즐거워 하고 있었다.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에도 아랑곳 않고 웃는 표정에서는 나이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노래반, 어학강좌반, 컴퓨터 등 신세계 강남점 문화센터의 실버 강좌 중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실버 건강댄스팀'의 수업은 늘 이렇게 활기차다. 회원 자격은 50세 이상이지만 이 팀은 60~70대 여성이 주를 이루는데 현재 6개 반으로 확대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실버 댄스강좌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음악은 언제나 신세대풍이다. 5년동안 꾸준히 다니고 있다는 한 회원은 "나이먹었다고 구닥다리 노래에 맞춰 춤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며 "신세대 못지 않은 흥을 발산하고나면 골다공증은 먼나라 얘기로만 들린다"며 웃었다.

그동안 실버 세대만을 위한 공간도 부족한데다 운동을 하고 싶어도 운동할 마땅한 공간과 기회를 찾지 못하던 주부들에게 '실버 건강댄스'는 놀이마당의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강사의 힘찬 여음구도 흥겹다. 유연성과 심폐력 강화를 위한 부위별 스트레칭은 이 팀이 가장 좋아하는 춤동작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다 쓰는 댄스라 운동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 10년 경력의 김정 강사는 "다리근육 단련을 위해 걷기와 뛰기 중간 정도로 가볍게 춤을 구성했으며 따라하기 쉽도록 '반복' 운동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김정 강사는 이미 신세계 문화센터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기스타. 김씨는 "나의 독특한 헤어스타일이 어머니들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주기 때문에 좋아하시는 모양"이라고 겸손해 하지만 그가 인기를 독차지 하는 데는 노랗고 뽀글거리는 머리 모양 때문만은 아니다. 늘 긍정적인 사고와 상냥하고 친절한 태도가 회원들에게 인기를 끄는 요인. 김씨는 "어머님들이 운동과 함께 '또래문화'를 형성, 서로에게 자극을 받아 활기차고 즐거워한다"며 "우울증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한번 이 강좌를 접하고 나면 끊을 수 없을 정도로 "재밌고 신난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기존 회원이 다음 학기에 또 신청을 하기 때문에 5년 이상된 회원이 다반수다.

70대라곤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열정과 건강을 자랑하는 '실버 건강댄스팀' 임순남 반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홍보대사. 건강댄스가 너무 좋아 만나는 친구마다 전도(?)해오는 열성파라고. 그는 "뼈와 근육에 무리가 없는 건강댄스 때문에 건강이 매우 좋아졌다"며 "3개월마다 동작과 음악을 바꿔서 진행하기 때문에 오래 다녀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고 말했다.

댄스를 '필수'과목이라 주장하는 한 회원은 "집에서 살림만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심신이 정적인 모드로 변했었는데 댄스반을 등록한 이후 지금은 사고와 행동방식이 동적으로 변했음을 깨닫는다"며 "나의 변한 모습에 가족들이 더 좋아한다"고 활짝 웃었다.

춤과 함께 신나는 제2의 인생을 즐기고 있는 이들의 웃음이 싱그럽게만 느껴졌다. (문의 02-3479-1500 http://culture.shinseg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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