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송, 탄핵 선고 동시 통역 생중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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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은 10일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이 선고된 직후 “한국 새 정권과도 여러 가지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일본과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소중한 이웃 국가”라고도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별도의 언급이 없었다.

기시다 “한국 소중한 이웃, 협력 지속”

기시다 외상은 이날 기자들에게 “북한 문제를 생각해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생각해도 일본과 한국의 협력·연계는 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내정 에 대해서는 말을 삼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선 “양국 정부가 계속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과제다. 일본은 물론이지만 한국에도 성실한 이행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부산 소녀상 설치에 반발해 지난 1월 9일 일시 귀국한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의 복귀 시기와 관련해선 “정해지지 않았다.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도 이날 중의원 안전보장위원회에서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하다. 일본·미국·한국의 협력은 빼놓을 수 없고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체결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통해 양국의 안보 기밀정보를 확실하게 공유·보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자민당의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전 재무상은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는 일본을 둘러싼 자세에서 감정적으로 되거나 과잉 반응을 일으키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NHK와 TV아사히 등은 탄핵 선고를 동시 통역으로 생중계했다. NHK는 “한국 대통령은 재임 중 형사소추되지 않지만 박 대통령이 파면됨에 따라 구속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최순실의 국정 개입 실태를 알게 된 한국 국민은 장기간에 걸친 투쟁으로 얻어낸 민주주의가 손상된 데 대해 분노를 느꼈고 헌법재판소도 박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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