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FTA 협상 팔 걷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한국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 가운데 일본도 주요 교역대상국들과 본격적인 FTA 협상 추진에 나섰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일본이 2010년까지 중국.인도 등 최소 15개국과 FTA를 맺을 계획이라고 6일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가 이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중기 목표의 초안을 이달 중 마련한 데 이어 4월 말에는 최종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FTA 협상 대상 국가로는 시장 잠재력이 크고 일본의 천연 자원 확보에 중요한 국가들이 거론되고 있다.

일본은 현재 싱가포르.멕시코와 FTA를 체결했으며, 말레이지아.태국. 필리핀 등과도 올해 말까지 협정을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또 동남아국가연합(ASEAN)을 포함한 몇몇 국가와도 협상을 진행 중에 있으며,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카타르.오만.바레인.아랍에미레이트)과도 FTA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달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상은 인도를 방문, 인도 정부와 FTA 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요미우리 신문은 한국과 미국이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함에 따라 일본내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동아시아 통상 전략의 대상국으로 일본이 아닌 한국을 주요 파트너로 삼았다는 점에서 일본이 고립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2004년 11월 이후 중단된 한일 FTA 협상이 재개될 길이 더욱 멀어지게 됐다고 전망하면서, 한국.중국과 정치적으로 냉각관계에 빠진 일본은 고립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일 FTA 협상이 중단된 것은 직접적으로는 농산물 개방과 관련한 입장 차이지만,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둘러싼 정치적 마찰도 한 원인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고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