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652. 괄세하면 섭하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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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날 괄세하다 못해 이젠 아내까지…." 그때 토실토실 살이 오른 아이들이 뛰어나왔다. 그 친구는 공부하느라 팽개친 자신의 가족을 돌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의 일을 섭하게 여기지 말게. 자네가 맘을 독하게 먹으라고 일부러 괄세했던 걸세." 그는 친구의 깊은 뜻을 그제야 깨달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옛날이야기다. '괄세' '섭하다' 등은 입말에서 흔히 쓰인다. 그러나 표준어는 아니다. 남을 업신여겨 하찮게 대하는 것은 '괄시'라고 해야 한다. '섭하다' 역시 '섭섭하다'가 바른 말이다. "출세한 친구들이 날 은근히 괄시하는 것 같아 동창회에 나가기 싫네" "그 말을 친구들이 들으면 섭섭하겠는걸" 등처럼 써야 한다.

괄세→괄시
섭하다→섭섭하다

이은희 기자

▶ 자료제공 :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 홈페이지 : (https://www.joongang.co.kr/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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