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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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체 크기에 알맞는 경관의 오밀조밀함, 남방의 해변을 배경해 주는 한라산의 웅장한 자태 등-.
제주도는 정말이지 상큼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휴양지이자 관광지다.
나는 금년 4월과 8월 두 차례 제주도에 다녀왔다.
제주도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자면 끝이 없겠지만 보다 나은 관광지로서 개발될 수 있도록 문제점 몇 가지를 지적하겠다.
우선 서비스 수준이 시설의 현대화에 못 미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고급호텔에 투숙해서 보조침대를 부탁하면 『없다』는 대답뿐 투숙객의 불편을 덜어줄 노력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또 호텔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20∼30분씩 기다리는 일이 예사였다.
두 번째는 교통문제다. 통상 즐기는데는 아끼지 않지만 교통비는 절약하려는 것이 관광객 심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제주도에서는 외국인관광객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이 부족하다. 할 수 없이 택시를 이용해야 하지만 매번 흥정을 해야하기 때문에 자칫 바가지를 쓴다는 불쾌감을 갖게 된다.
세 번째는 관광객에게 필요한 실질적인 홍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경관이나 관광지 소개는 관광정보의 절반밖에 안 된다. 숙박요금· 교통요금· 관광지 입장료·토산품 가격 등은 관광객 입장에서 필수적이고 유익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네 번째로 겨울관광의 유치책이 미흡하다는 점도 앞으로 극복해야할 문제점이다. 관광상품의 개발과 함께 숙박료나 관광료의 할인 등도 고려해 볼만한 관광유인책이 될 수 있다.
다섯 번째로 제주도관광은50%를 차지하는 신혼부부관광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해외여행 개방을 앞두고 보다 많은 외국인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시설현대화에만 노력한 나머지 자연과의 조화가 도외시 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제주도는 자연 그 자체가 관광유치 요인인 만큼 자연과의 조화가 없는 개발은 도리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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