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은 비이성적인 사람...대북제재 모든 옵션 테이블 위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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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비이성적인 사람이다. 북한 도발에 모든 옵션을 검토중이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8일(현지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어느 때보다 강도높게 북한을 규탄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 북한과의 협상은 없다”면서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 ‘비이성적인 사람(person)’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2번의 핵실험과 24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는 정상이 아니다”면서 “우리는 지금 이성적인 사람을 대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헤일리 대사는 “상황 진전을 위해 북한을 어떻게 다뤄야할지 리뷰하고 있다”면서 “곧 결정을 내릴 것이고 거기에 맞춰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대화에 대해서도 “먼저 북한이 긍정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봐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그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 북한의 태도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제안한 데 대해 그럴 이유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지난 40년간 매년 이어져 왔고, 북한에도 미리 통보하는 등 투명하고 공개적인 형태로 실시해왔다는 것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에 대한 입장도 견고했다.
헤일리 대사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왜 안 되는지를 말해보라. 사드는 다른 나라들을 겨냥하고 있지 않으며, 순전히 북한의 미사일 위협 때문에 배치한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날 류제이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질문을 받고 “모든 유엔 회원국은 유엔의 제재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헤일리 대사와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조태열 한국대사는 북한의 행동을 바꿀 유일한 방법은 계속해서 압박과 제재를 가하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북한과 관련된 모든 선택지는 고갈됐고, 지금은 핵 동결을 포함한 대화를 시도할 시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벳쇼 코로 일본 대사 또한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3발이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낙하한 사실을 지적하며 “매우 위험했다”고 분개했다. 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민간인이나 일대를 운항하는 항공기와 선박 등이 피해를 입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3월 안보리 의장국을 맡은 영국의 매튜 라이크로프트 대사는 회의 직후 “이사국들이 북한에 도발적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고, 유엔 회원국들이 대북 제재를 완전하게 이행할 것과,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방법을 통해 북한 문제의 해법을 찾기로 했다”고 밝혔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 북한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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