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신생국가의 꿈 축구로 키웁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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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국인이 21세기 첫 신생 독립국 동티모르의 유소년 축구팀 초대 코치로 활동하며 국가대표 꿈나무들을 육성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현대자동차 프로팀 출신인 축구인 김신한(46)씨.

지난 4월 4일 창단 이래 초등학교 3~6년 학생으로 구성된 축구단원 60명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방과 후 공설운동장 잔디구장에 모여 2시간30분 동안 金코치로부터 기본 기술과 전술 훈련을 받고 있다.

수백년 동안 외세의 식민통치를 받아오다 1999년 독립투표를 거쳐 지난해 5월 20일에야 독립을 선포한 세계 최빈국 동티모르 어린이들이 축구를 통해 조상 대대로 대물림해온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강력한 의지와 열망도 축구 실력을 향상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한다.

金코치는 "모든 축구단원들의 꿈은 각종 국제경기에 출전해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한국을 비롯한 외국 프로축구단에서 활동하는 것이다 보니 조금만 가르쳐도 지도의 효과가 금방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축구인의 길을 접고 수산업 진출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딜리로 건너간 金코치가 다시 엉뚱하게도 축구단 코치를 맡게 된 것은 지난 3월 PKF 요원으로 현지에 파견된 최철환 중령을 만난 게 계기가 됐다고 한다.

육사 축구 선수 출신인 崔중령은 지난 1월 대통령 집무실을 찾아가 사나나 구스마오 초대 대통령에게 金코치를 소개하면서 축구단 창단을 제의해 즉석에서 동의를 얻어냈던 것이다.

金코치는 충남 장항 중앙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를 시작해 장항중.한양공고.해군 축구단을 거쳐 프로팀 현대자동차에서 활동하다 88년 은퇴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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