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취약지 서북도서에 중증외상환자가 발생한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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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NLL 최전방 우도에서 아주대 병원 이국종 교수와 연평부대 의무요원이 응급처치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해병대]

7일 NLL 최전방 우도에서 아주대 병원 이국종 교수와 연평부대 의무요원이 응급처치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해병대]

해병대사령부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최전방의 우도에 헬기로 의료진을 투입해 중증외상환자를 현장에서 응급 처치하는 민ㆍ군ㆍ경 합동훈련을 실시 중이고 있다고 8일 밝혔다.

해병대, 민간ㆍ경찰과 함께 중증외상환자 응급처치 훈련 #'아덴만의 여명' 석해균 선장 치료했던 이국종 교수 참가

지난 7일부터 1박 2일 동안 진행되는 이번 훈련에는 해병대 우도 경비대 응급구호반,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전문 의료진,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가 참가했다.

우도엔 민간인이 살지 않고 있다. 우도를 포함한 서북 5개 도서는 의료여건이 안 좋다. 그러나 북한의 무력 도발을 비롯해 취사용 가스 폭발ㆍ해상 어선 충돌 등으로 중증외상환자 발생 가능성이 크다. 기상이 안 좋을 경우 함정으로 환자를 후송하기도 힘들다.

7일 NLL 최전방 우도에서 아주대병원의 이국종 교수 등 민간 의료진이 가상 응급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 해병대]

7일 NLL 최전방 우도에서 아주대병원의 이국종 교수 등 민간 의료진이 가상 응급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 해병대]

그래서 이번 훈련은 우도에 중증외상환자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우도 경비대 응급구호반이 초동 조치를 하고 해병대사령부를 통해 아주대병원의 지원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주대병원은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 헬기로 의료진과 장비를 우도에 급파했고 현장에 도착한 의료진은 요새화 진지에 임시 수술실을 설치해 응급 수술을 한 뒤 환자를 헬기로 후송했다.

훈련에 참가한 의료진은 2011년 해군의 ‘아덴만 여명’ 작전 당시 총상을 당한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을 치료했던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가 이끌었다. 이 교수는 “대한민국 최전선인 서북 5개 도서를 수호하는 해병대 장병들에게 최선의 중증외상환자 치료 체계를 확립하는 것은 단순히 의료 서비스의 제공이라는 측면을 뛰어 넘어 국가적인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 등 의료진은 헬기안전훈련을 이수했고, 이미 수 십 차례에 걸쳐 헬기를 이용해 현장에 출동한 베테랑들이다.

해병대사령부는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계기로 2013년부터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와 함께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치료ㆍ후송하는 합동 의료지원체계를 운영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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