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 보복’ 확산…홍콩ㆍ대만계 등 중화권 마트들도 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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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부지 제공과 관련해 중국 당국의 보복성 조치가 확산하는 가운데 홍콩ㆍ대만계 등 중화권 대형 마트들도 압박에 가세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쇼핑몰서 롯데 제품 일제히 빠져

홍콩계 대형 유통마트인 화룬완쟈의 온라인 상점에서 롯데 제품의 검색이 누락돼 있다. [화룬완쟈 홈페이지 캡처]

홍콩계 대형 유통마트인 화룬완쟈의 온라인 상점에서 롯데 제품의 검색이 누락돼 있다. [화룬완쟈 홈페이지 캡처]

6일 오후 5시 현재 중국 대형 마트인 다룬파(大潤發ㆍRT 마트)와 화룬완쟈(華潤萬家)의 온라인 상점에서는 롯데 제품이 검색되지 않는다. 다룬파와 화룬완쟈는 각각 대만계와 홍콩계 유통업체다.

두 곳의 쇼핑몰에서는 농심ㆍ오리온 등 다른 한국 브랜드 제품은 그대로 검색되고 즉시 구매도 가능하다. 하지만 검색창에 '롯데'라고 쳤을 때 제품이 37개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실제로 클릭하면 뜨지 않는다.

이와 반대로 프랑스계 마트인 쟈러푸(家樂福ㆍ까르푸)의 온라인 상점에서는 롯데 제품들이 여전히 검색된다. 이곳 웹사이트 초기화면에는 롯데의 대표 초코케이크인 멍구이파(夢貴派ㆍ몽쉘)가 대표 상품으로 소개돼 있다.

지난달 27일 롯데그룹 이사회가 사드 부지 제공을 승인한 이후 롯데에 대한 중국의 파상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화권 마트의 합세는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롯데 체험판매장을 전면 중단한 징 둥 닷컴과 티몰 온라인 상점은 모두 중국계 업체였다. 롯데마트는 이날 현재까지 중국 내 23곳의 점포가 당국에 의해 영업정지 처분을 당했다. 자사 유통망이 마비돼 가는 가운데 현지 유통망을 통한 제품 공급도 막혀가는 상황이다.

앞서 중국은 자국의 이익이 침해될 경우 집단 행동을 통해 보복을 해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프랑스 파리에서 인권 운동가들이 중국 인권 실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자 중국인들은 프랑스 유통업체에 대한 집단 불매 운동을 벌였다. 2012년 센카쿠(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놓고 일본과 영유권 다툼이 벌어지자 중국 곳곳에서 일본 자동차와 음식점 등에 대한 공격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 업체들의 이번 롯데 압박과 관련해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최근 중국에서 전자상거래 업체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현재는 오프라인의 물리적 공격을 넘어) 온라인에서 집단 광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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