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유괴범 2명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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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19일 상오8시30분쯤 대전시 대동1동 노인회관 앞에서 D외과 원장 홍승원씨(41·대동1동 167의11)의 장남 태화군(11·대전자양국교5년)이 20대 남자 3명에 의해 납치됐다가 13시간30분만인 하으 10시쯤 서울 마장동 서울 시경 견인차 집중관리소에 버려진 차량 속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20일 상오 박창구씨(20)와 박현규씨(20)등 2명을 범인으로 검거하고 달아난 이환순씨(20)를 수배했으며 이들이 갖고있던 1천9백만원을 압수했다.
범인들은 19일 하오4시쯤 홍군의 부모를 협박, 2천만원을 한일은행대전지점 구좌번호 034-02-210385호에 입금시키게 한 뒤 하오4시32분 서울한일은행본점에서 현금 2천만원을 인출해 달아났었다.
범인들은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20일 상오7시30분과 40분쯤 2차례 홍씨집으로 전화를 걸어 『아이도 살려 보냈는데 왜 신문에 나게 했느냐. 더 이상 보도되지 않도록 하라. 내년에 원리금을 갚겠다』고 다시 협박했었다.
◇검거경위=범인중 박창구씨 등 2명은 한일은행본점 CC-TV의 촬영내용 등을 토대로 범인신원을 추적, 달아난 공범 이씨의 대전시 부사동 134의8 집에 복중이던 형사대에 의해 20일 상오10시30분쯤 붙잡혔다.
경찰은 CCTV의 촬영내용과 사전에 은행측에 문제의 온라인구좌를 알려주고 인출자의 신원파악을 의뢰한 납치된 홍군 부모의 요청에 따라 청원경찰이 적어놓은 범인 중 이씨의 인적사항을 단서로 범인 일당을 밝혀냈다.
한일은행 본점에 나타난 이씨는 청원경찰의 요구에 운전면허증을 제시, 청원경찰이 신분을 파악했다.
◇범행동기=범인들은 수배된 이씨의 누나가 운영하는 대전시 가양동 횟집에서 3월에 만나 서로 알게된 후 홍씨의 병원에 돈이 많다는 것을 알고 1개월전부터 태화군을 유괴키로 모의했다는 것.
◇범인주변=범인중 박창구씨는 대전 모전문대 방사선과1년 재학생이며 박현규씨는 횟집 종업원, 수배된 이씨는 누나가 횟집을 경영해 자주 드나들다 서로 알게됐다.
◇유괴=홍군에 따르면 상오 8시5분쯤 학교에 갔다가 옆반 친구 이모군(11)이 『병원 사무장으로부터 너희 아빠가 부른다는 연락이 왔다』며 집에 가보라고 해 학교에서 3백m 쯤 떨어진 집으로 가던 중 집앞 40m지점에서 흰색 그레이스 소형버스 옆에 서 있던 30대 남자가 『차안에 있는 볼트를 꺼내달라』고 해 차안을 들여다보는 순간 차 속으로 홍군을 밀어 넣었다는 것.
경찰은 컴퓨터조회결과 김씨와 같은 주민등록번호의 김중식씨가 충남 아산군 배방면 북수리로 돼있다는 것을 밝혀내고 김씨가 이사건과 관련이 있는가를 가리기 위해 신병확보에 나섰다.
◇발견=홍군이 박스 속에서 허기에 지쳐 잠든 사이 하오2시30분쯤 주차위반이라며 교통순찰 견인차가 서울 마장동 견인차량집중 관리소로 홍군이 탄 그레이스를 견인했다.
경찰의 수배를 받고 달려온 차주 백종철씨(30·상업·대구시 교동)가 하오10시쯤 차문을 열고 박스 속에 갇혀있던 홍군을 발견했다.
백씨는 대구에서 17일 상오7시쯤 가게 앞에 세워둔 차를 도난 당했다고 말했다.
◇현금인출=범인들은 하오2시30분쯤 대전의 홍씨에게 전화를 걸어 『2천만원을 한일은행 대전지점에 예치하라』고 지시했다.
범인들은 홍군의 어머니 민씨(36)가 은행에 입금시킨 뒤 지불정지를 요청, 인출이 되지 않자 하오 4시쯤 다시 집으로 전화를 걸어 협박, 지불정지를 해제시킨 직후인 하오4시35분쯤 현금 전액을 인출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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