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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세월호 당일 朴 대통령, '오늘은 머리 빨리 해달라'고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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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

박영수 특별검사

 90일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해온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6일 수사내용 발표를 통해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언급했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이날 오후 2시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법이 규정한 14개 수사 대상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뇌물 수수 혐의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뇌물죄 기소, 이화여대 입시 비리 등 특검이 그간 수사해온 내용이 총 망라됐다.

이어 지속적으로 언론을 통해 문제제기 됐던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미용 시술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한 특검의 조사 발표도 있었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그간 대통령에게 미용 성형 시술을 했던 김영재, 정기양을 비롯해 대통령 자문의 김상만을 상대로 4월 16일 당일 및 그 전후 행적을 확인했다"며 "정기양은 당시 2박 3일간 광주에 있었고, 김상만은 환자 진료 후 천안 골프장에 있었다"며 세월호 당일 청와대 출입이 불가능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영재에 대해 특검은 "세월호 침몰 당시 골프를 친 사실은 확인됐지만 청와대가 압수수색영장집행을 거부해 관저 출입내용을 확보할 수 없었고, 대통령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지 않아 더 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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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일정에 대해 특검은 "당일 대통령의 머리 손질이 비교적 빨리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머리와 화장을 담당하는 정송주, 정매주씨가 이날은 '대통령이 많이 급하다'는 연락을 받았고 청와대에 도착하고 난 뒤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빨리 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평소에는 머리 손질과 화장에 40분 정도 걸리는데 그날은 20~25분 정도만에 끝냈다"고 발표했다. 

한편 불법 비용시술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특검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사진을 통해 4월 15일에는 국무회의 사진에 없던 주사바늘 자국이 17일과 21일 사진에는 나타났다"며 "(화장과 머리를 담당한) 정송주와 정매주가 (박 대통령이) 필러와 보톡스 등 미용시술을 한 날은 청와대를 들어가지 않았을 개연성이 있어 세월호 당일에도 청와대로부터 사전 연락을 받고 출입하지 않은 점에 비춰 미용 시술 가능성에 대해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의문점으로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특검은 "청와대 압수수색이나 대통령 대면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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