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장병 '같이 갑시다' 합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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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비 비 벨 신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기지 콜리어 필드 하우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 미군사령관에 비비 벨(Burwell B. Bell.59) 육군 대장이 3일 취임했다. 벨 사령관은 취임사에서 "한미동맹의 변혁은 미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미동맹은 공고하며 (한반도에서의)전쟁수행 능력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혹자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한미 양국군의 군 구조조정이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징조라고 얘기하지만 그런 생각은 진실과는 동떨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벨 사령관은 지휘 우선 순위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보장 ▶변혁을 통한 한미동맹 강화 ▶전투준비태세 향상 ▶장병 복지 향상 등이라고 소개했다.

피터 페이스 미 합참의장 주관으로 용산기지 콜리어필드 하우스에서 열린 이날 취임식 행사에는 1000여 명의 국내외 인사들이 참석했다. 미측은 신임 사령관인 벨 대장과 전임 사령관 리언 러포트 대장, 윌리엄 팰런 태평양사령관, 찰스 캠벨 미 8군사령관,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윤광웅 국방장관과 이상희 합참의장 등 주요 군 인사를 비롯해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유재건 열린우리당 의장, 정몽준 의원, 손학규 경기지사, 디자이너 앙드레 김 등 정.관.문화계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한국전쟁 참전국으로 유엔사에 파견나와 있는 17개국 장병을 포함한 50여 개국 외교사절 대표들도 참석했다.

2004년 7월 미국 방문 중 척추성 근위축증이 악화돼 러포트 전 사령관의 도움으로 미군 특별기 편으로 무사귀국한 신형진(23)씨 가족도 초청돼 눈길을 끌었다. 러포트 전 사령관은 이날 38년간의 군 생활을 마감하고 전역했다. 정부는 러포트 전 사령관에게 보국훈장 통일장을 수여했다. 한미 장병 듀오의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라는 노래 합창과 한미 군가 연주를 끝으로 이날 행사는 막을 내렸다.

유엔군사령관과 주한미군 선임(대표) 장교 등 4개의 모자를 쓰게 될 벨 신임 사령관은 한국과 1979~80년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는 대위 시절 경기도 동두천에 주둔한 미 2사단의 72전차 대대의 작전과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미 육군 3군단장을 지내면서 한반도 안보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3군단은 한반도 유사시 증원되는 미군의 핵심전력 가운데 하나다. 한미연합훈련에도 매년 참가한다.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 출신의 벨 대장은 69년 테네시대학에서 학군장교(ROTC) 훈련을 받고 소위로 임관했다. 독일에 주둔한 제14 기갑연대에서 군 생활을 시작했으며, 합참 전략기획부에서 통합 지휘기획 장교 등을 거친 전략통이다. 가족으로는 테네시주 출신의 주캐슬린 필드 벨 여사와 두 아들이 있다.

벨 사령관은 앞으로 약 3년 동안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협의와 주한미군의 재배치 및 전략적 유연성 문제, 한미동맹 비전 등 복잡한 사안 처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게 된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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