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아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 트위터 개시 "트럼프와 설전 볼 만 할 듯"

중앙일보

입력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개시했다. 그는 이란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의 사용을 금지했던 장본인이다.
그는 ‘자유를 사랑하는 세계 모든 사람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이라고 영어로 쓴 글을 제재했다. 트위터 소개란에는 ’남편, 아버지, 할아버지, 대학교수, 대통령, 시장, 자랑스러운 이란인'이라고 적었다. “아마디네자드입니다. 바로 저예요”라며 트위터 팔로우(친구 맺기)를 요청하는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이란에서 일반 국민은 트위터 등의 사용이 금지돼 있다. 아마디네자드가 재선에 성공한 2009년 대선 뒤 부정선거 시비가 제기되고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진원지로 지목해 접속을 차단했다. 당시 반정부 시위는 세계적으로 처음으로 트위터를 통해 집회를 독려하고 조직화한 것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트위터 혁명'이란 별칭을 얻기도 했다. 이후 SNS는 중동과 아랍 국가들의 시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소개했다.
하지만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은 물론이고 외무장관 등 주요 인사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의견을 자유롭게 올리고 있다. 일반 터키 국민도 차단을 비해 사설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접속해 사용하는 중이다.
 아마디네자드의 트위터 재개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과 관련해 이란 보수파가 집결하는 상황이어서 이목을 끌었다. 중도개혁파인 하산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많았으니 대이란 강경책을 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으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출마할 것이란 얘기가 돌았으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지난해 공식적으로 만류했다. 이에 따라 측근을 내세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란 네티즌은 트럼프 대통령과 버금가게 강성인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설전을 벌이면 볼 만 할 것이라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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