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후보단일화 실패|두 김씨 의총서 서로 양보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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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민주당은 20일 상오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대통령후보 단일화 방안을 논의했으나 의총에 참석한 김영삼총재·김대중고문이 서로 양보하지 않아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만 두 김씨는 단일화를 촉구하는 의원들의 주장에 따라 22일 양군회동을 갖고 최종담판을 하기로 했으며 이날 의원총회도 다시 열어 단일화문제를 재논키로 했다.
그러나 두 김씨의 독자출마가 확실시되어 22일 회동에서도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달말 있을 것으로 보이는 김고문의 독자적인 출마선언을 고비로 분당등 두 김씨간의 몌별방법의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
김총재측은 오는 11월5일 전당대회를 강행, 「민주당공천후보」로 추대 받는다는 계획이며 김고문은 분열→신당 창당 또는 재야 등을 규합한 「국민연합」추천 후보 형식을 모색하고있다.
점심을 거른채 4시간15분간 계속된 이날 의총에서 발언에 나선 19명의 의원들은 한결같이 후보단일화를 촉구하고 단일화방안으로 ▲경선 ▲추첨 ▲합의 등의 방식을 제시했다.
김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17일 부산대회 이후 야당은 물론 국민들도 군정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재확인했다』고 말하고 이 바탕에서 후보 단일화문제도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나와 김대중고문이 후보문제로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한만큼 지금도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조만 간에 김고문과 다시 한번 만나 후보 단일화문제를 협의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그러나 대통령선거법이 타결되고 선거가 6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더 이상 전당대회를 미룰 수 없는 만큼 오는 11월5일 후보지명을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소장파 의원들이 양 김의 경선을 촉구한데대해 『나와 김고문이 경선을 하지 않겠다고 수 차례 국민에게 약속한 만큼 약속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경선할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고 이를 거부했다.
김고문은 『입당시 나는 단일후보가 되리라는 확신과 신념을 갖고있었으나 그 후 불행히도 어느 쪽도 후퇴할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하고 『양계파가 서로 후퇴나 양보를 하려면 각기의 입장을 설득할 수 있는 여건과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고문은 『정치인으로서 국민의 지지나 여망을 저버리기는 어려운 것이고 현재 양계파는 자신들을 지지하는 강력한 세력을 갖고있다』고 말하고 『끝내 단일화가 안되면 각자 국민 앞에 나가 정책과 포부를 개진하고 여론의 여과작용을 거쳐 단일화를 이룩해야 한다』고 사실상 동시 출마를 제안했다.
김고문은 『그 과정에서 어느 한 쪽이 사퇴할 수도 있고 또 투표를 하더라도 국민의 대세가 어느 쪽인지 확연히 드러나므로 투표결과에 복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서 소장파의원들은 단일화를 위한 경선 촉구결의안을 제출, 무기명비밀투표로 채택해줄 것을 제안했다.
이 결의안에는 소장파의원 12명 등 15명이 서명했다.
그러나 두 김씨측이 모두 경선에 반대해 이 결의안은 채택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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