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에서 잠든 국교생 대만까지 갔다 닷새만에 귀국|선원이 이틀만에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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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가출해 빈 컨테이너 속에 들어가 놀던 국교6년생 어린이가 그대로 잠이 들어 외항선에 실린 채 대만까지 갔다가 닷새만에 KAL편으로 귀국,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대전시 가상국민학교6년 정진환군 (12·대전시용문동216의10)이 지난12일 옥천에서 수출용 컨테이너에 들어가 놀다가 잠이 들어 컨테이너 째 외항선에 선적 실려가 이틀만에 선원들에게 발견돼 대만에 도착, 한국대사관을 통해 17일 하오4시40분 KAL636편으로 김포공항에 돌아왔다.
◇가출=정군은 부모가 별거하는데 불만을 품고 지난12일 가출을 결심, 학교에 등교했다가 옥천까지 걸어가 하오9시쯤 잠잘 곳을 찾던 중 길가에 놓여진 빈 컨테이너 속에 들어가 놀다가 잠이 들었다는 것.
정군은 13일 아침 차가 흔들리는 것을 알고 일어나 컨테이너를 두드리며 『열어달라』고 외쳤으나 이를 들은 사람이 없어 그대로 배에 실렸다.
◇컨테이너속=정군이 컨테이너에 들어갈 당시 소지품은 옷가지를 넣은 가방과 옥천 거리를 배회하다 얻은 사과와 배 1개씩 밖에 없었으며 정군은 과일을 나눠먹으며 2일 동안 버티다 인기척을 들은 홍콩선원에 의해 14일하오2시쯤 발견됐다.
정군은 컨테이너 속에서『죽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과 동생 (10) 생각뿐이었으며 컨테이너 속이 코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캄캄해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알 수 없었다』고 말했으나 『어디서 무슨 배를 탔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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