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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첫 크루즈 전용 부두 … 해양관광·물류 허브 꿈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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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달 25일 송도 인천항 임시 크루즈 부두에 처음 입항한 16만8000t급 퀸텀 오브 더 시즈호. [사진 인천항만공사]

지난달 25일 송도 인천항 임시 크루즈 부두에 처음 입항한 16만8000t급 퀸텀 오브 더 시즈호. [사진 인천항만공사]

지난달 28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매립지. 공사가 한창인 허허벌판엔 태극기와 중국·일본·캐나다 등 여러 나라의 국기가 바람에 나부꼈다. 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가자 거대한 부두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말 임시 개장한 크루즈 전용 부두다.

16만8000t급, 임시 부두 입항 성공 #새 여객터미널 2019년 초 준공하고 #컨테이너 부두도 올 연말 완전 개장 #2020년까지 배후 물류단지도 조성 #대중교통 부족에 도로 정체도 심각 #“지하철역 셔틀버스 등 신설 필요”

총 길이 850m로 15만t급 대형 크루즈선은 물론 3만t급 카페리 2대가 동시에 접안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부두 안에는 면세품 인도장과 세금환급 창구 등 승객 편의시설도 들어섰다. 출입국사무소·세관·검역소 등도 있다. 45인승 대형버스 140여 대가 한 번에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만들어졌다. 안길섭 인천항만공사(IPA) 홍보협력팀장은 “전용 부두가 생긴 만큼 앞으로 인천을 찾는 크루즈선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항이 해양관광 메카와 물류 허브로 재도약한다. 1883년 개항한 뒤 국내외 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던 인천항은 최근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여객, 컨테이너 처리 물동량 등이 부산·광양항 등에 밀리기도 했다. 이를 대규모 관광객 유치와 새로운 컨테이너 물동량 창출 등으로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발판은 송도국제도시 북서쪽에 들어서는 새 국제여객터미널과 컨테이너 부두인 인천 신항이다.

2019년 4월 준공되는 인천항 새 국제여객터미널은 연안부두 등에 1·2 국제여객터미널로 나뉘어 있던 기존 여객터미널을 통합한 것이다. 5만t급 카페리 선석(선박 접안 장소) 1개와 3만t급 카페리 선석 6개 등 카페리 부두 7개 선석 등을 갖춘다. 22만5000t급 대형 크루즈가 들어올 수 있는 전용 부두도 생긴다. 임시 개장한 부두가 카페리와 크루즈 접안이 가능한 만큼 크루즈 2대가 동시에 입항할 수 있게됐다.

현재 건설중인 22만5000t급 대형 크루즈 전용 부두. [인천=우상조 기자]

현재 건설중인 22만5000t급 대형 크루즈 전용 부두. [인천=우상조 기자]

전용 부두가 없어 화물·컨테이너 부두로 크루즈선이 접안해야 했던 문제를 개선한 것이다. 크루즈 전용 부두가 여객터미널과 1㎞ 정도 떨어져 있는 점을 고려해 인근에는 입·출국 심사를 받을 수 있는 지상 2층 규모의 크루즈터미널도 짓는다. 크루즈터미널은 내년 10월 완공된다.

여객터미널 정식 운영에 앞서 임시 개장한 크루즈 전용 부두에는 지난달 25일 16만8000t급 크루즈선 퀀텀 오브 더 시즈(Quantum of the Seas)호가 처음으로 입항했다.

인천항을 4번째 찾는다는 이 배의 선장 에릭 스판달은 “배를 부두에 접안하고 평형을 유지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올해 이 곳에는 크루즈선 44척이 찾는다. 여객터미널 주변에는 관광객을 위한 호텔과 상업·업무·레저 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다.

2015년 6월 부분 개장했던 인천 신항 컨테이너 전용 부두도 올해 연말까지 완전 개장한다. 현재 1.6㎞에 달하는 컨테이너 부두에 6개 선석이 만들어져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하역작업 시설 등을 갖춰 이 부두가 전면 개장하면 300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를 처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항 배후단지도 조성된다. 2020년까지 아암물류 2단지, 북항·신항 배후 부지 등 총 3개 구역 487만㎡가 물류 시설이나 관련 유통, 제조 업체 등이 들어서는 물류단지로 탈바꿈된다. 문제는 교통편이다. 여객터미널과 물류단지 등의 개발이 완료되면 주변 지역 방문객 수가 연간 73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도심과 연결된 변변한 교통편도 없는데다 주변 도로의 정체도 심각하다. 인천항만공사는 인천시에 공사 중인 인천도시철도 1호선 송도랜드마크시티역을 아암물류2단지, 새 국제여객터미널까지 연장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인천시는 사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상태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인천항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지하철역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나 시내버스 노선 등을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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